비속어 논란, 조속한 사과가 파장 줄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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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속어 논란, 조속한 사과가 파장 줄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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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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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2일 밤 미국 뉴욕에서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에 대해 한국 야당을 가리킨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가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야당을 가리킨 것이었다는 대통령실 해명이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 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는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22일 밤 뒤늦게 실제 발언은 “바이든은”이 아니라 “날리면”이며 한국 국회를 겨냥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둘러댄다고 우리 국민의 대표를 '이 XX'로 부르는 건 괜찮다는 말인가. 실수를 덮으려다 논란을 더 키우는, 대응 참사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실 해명은 곧이곧대로 믿기도 어렵거니와, 설사 사실이라도 문제다. 대통령이 국회에 비속어를 했다고 인정해 놓고 어떻게 이에 대해선 사과 한마디 없을 수 있나. 그래놓고 윤 대통령은 23일 페이스북에 글로벌 펀드에 공여하기로 약속한 1억 달러 예산과 관련해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썼으니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건 당연하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무려 15시간 만에 내놓은 건 진실과 사과가 아닌 거짓 해명이었다”며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며 청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조롱과 질타가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진솔하게 사과하고 김 수석을 포함해 이번 거짓 해명 사태를 만든 청와대 참모진 전원을 경질하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혼잣말인데 키워서 이야기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정진석 비대위원장) "한미혈맹마저 이간한다"(박정하 수석대변인)며 언론과 야당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요즘처럼 사방이 미디어인 시대에, 정상들과 기자들이 밀집한 유엔에서 한 말을 없던 일로 만들기는 어렵다. 차라리 실수를 실수라고 인정하고 빨리 사과하는 것이 파장을 줄이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나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비속어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한미는 핵심 동맹"이라고 해 체면을 살려주었다. 이제라도 윤 대통령이 깨끗이 사과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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