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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같은 '왕따' 미얀마 군부와 친목 과시...루블화 통용·영사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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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같은 '왕따' 미얀마 군부와 친목 과시...루블화 통용·영사관 확대

입력
2022.09.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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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제재' 같은 처지... 루블로 '대동단결'
"러시아는 살아있다" 실익보다 상징적 의미

지난 7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미얀마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왼쪽) 최고사령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이라와디 캡처

지난 7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미얀마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왼쪽) 최고사령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이라와디 캡처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가 같은 처지의 미얀마 쿠데타 군부와 경제·외교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루블'을 양국 경제교류 기준 화폐로 삼고, 영사관을 서로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이른바 '왕따 악당들'의 연대다.

그러나 미얀마의 경제규모가 작아 양국 협력이 러시아의 실질적 활로가 되긴 어렵다.

"약소국 괴롭히는 미국 달러 대신 루블"

지난 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2022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미얀마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왼쪽) 최고사령관과 대화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지난 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2022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미얀마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왼쪽) 최고사령관과 대화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23일 이라와디 등 미얀마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최근 "약소국을 괴롭히는 데 사용되는 미국 달러 대신 러시아의 루블을 적극 활용하겠다"며 "러시아에서 수입되는 비료와 원유 구매 대금을 루블로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측은 온라인 계좌이체와 미얀마 현지 카드 결제시스템에도 루블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는 금명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위치한 러시아 대사관을 수도 네피도로 옮기기로 했고, 제3의 도시 만달레이에도 영사관을 설치할 방침이다. 반(反)군부 세력의 중심지인 양곤을 벗어나 군부가 장악한 수도에서 제대로 된 교류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미얀마 역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영사관을 추가 설치하는 것으로 화답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밀착은 이달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미얀마 군부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독대를 통해 가시화됐다.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러시아를 세 번째 방문한 흘라잉 사령관은 이번에 푸틴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확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흘라잉 사령관을 "미얀마 총리"라 부르며 그를 미얀마 정부의 정식 대표로 인정했다.



"버림받은 두 나라, 어쩔 수 없는 선택"

최근 미얀마 군부가 구매한 러시아 수호이(Su)-30 전투기의 모습. 이라와디 캡처

최근 미얀마 군부가 구매한 러시아 수호이(Su)-30 전투기의 모습. 이라와디 캡처

러시아와 미얀마 군부의 협력 강화는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르툼 루킨 러시아 극동연방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해진 제재 조치 등으로 서방과 우방국으로부터 버림받은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이 어쩔 수 없이 미얀마 군부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며 "러시아 정부가 미얀마 군부 정권을 안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이상 러시아의 미얀마 투자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미얀마에서 거둘 경제적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얀마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65억 달러에 불과한 데다, 쿠데타 이후 GDP가 마이너스 18%로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외교가 관계자는 "러시아의 미얀마 챙기기는 러시아에 등을 돌리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메시지를 보내는 성격이 짙다"며 "외환보유액이 바닥나고 있는 미얀마 군부가 러시아에 큰 돈을 지속적으로 주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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