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러브레터'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
하희라·임호 등 내공 굵은 배우들의 사랑 이야기
연극 '러브레터'가 8세부터 58세, 어린 아이부터 중장년의 사랑까지 다양한 시선과 감정으로 먹먹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14년 만에 연극으로 돌아온 하희라가 노래하는 사랑이 유독 특별하다.
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JTN 아트홀에서는 '러브레터'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위성신 연출가와 배우 하희라 임호 조선명 유성재 신의정 이승헌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러브레터'는 50여년간 편지를 주고받은 멜리사와 앤디의 이야기다. 하희라 임호 조선명 유성재 신의정 이승헌으로 구성된 세대별 페어를 통해 각기 다른 두 사람의 우정과 사랑을 그려갈 예정이다. "메리 크리스마스"로 표현되는 대사로 시간의 흐름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다.
작품은 1988년 미국 동명의 원작을 토대로 꾸준히 국내 팬들을 만났다. 두 사람의 편지로만 구성된 독특한 형식이 유쾌하면서도 발랄하게 꾸며졌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과 방황했던 사춘기, 첫사랑의 아픔, 성공을 향한 갈망과 좌절, 이별의 고통까지 다양한 감정을 전달한다. 또 움직임이 거의 없는 낭독극 형식에서 점차 발전해 말하고 대화하는 방식으로 시대적 변화를 꾀했다.
배우들은 각각 8세부터 50세까지 평생의 감정을 표현한다. 하희라는 캐릭터의 젊은 시절을 표현하기 위한 연구로 스스로의 과거를 복기했다고 설명했다. 하희라는 "제가 어렸을 때 영상과 목소리를 들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제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연습하다가 제 호흡이 나오면 연출가님이 소녀의 호흡을 하라고 했다. 저를 주머니에 넣고 소녀다운 멜리샤를 꺼냈다"고 말했다. 실제 두 아이의 부모님이기에 육아에 익숙하다면서 유성재는 중년의 중후함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노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뮤지컬 '당신만이'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늙은 부부 이야기' 등 따뜻한 시선으로 세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사랑받는 작품을 만드는 연출가 위성신이 맡았다. 위성신은 세 팀의 세대별 페어가 무대 위에서 보여줄 개성과 매력을 예고했다. 하희라 임호에 대한 신뢰감과 조선명 유성재의 실제 케미스트리, 신의정 이승헌의 발랄한 매력을 각 세대에 맞게 강조한다. 유성재는 "여러 관계 속 사랑을 후회 없이 소중하게 느끼게 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간 왕 배역을 중점으로 활약했던 임호는 이번 작품으로 신선한 이미지를 선보인다. 그는 "우리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끼는 일상과 관계에서 소중함을 있다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위성신 연출가는 "감개무량하다"면서 개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낭독극 형식으로 초연을 했었다. 그땐 그런 형식이 낯설어서 재밌게 느껴졌다. 그들이 커가는 환경을 상상하면서 대사를 듣곤 했다. 90년대를 지나 2020년대까지, 30년의 시간이 지나니 세대가 달라졌다. 낭독극, 라디오가 익숙했던 시대가 펜데믹 시대가 됐고 낭독극이 너무나 익숙해졌다"고 달라진 시대상을 짚었다. 결국 진부해진 낭독극에서 탈피하기 위해 위성신 연출가는 인물들의 동선을 짜고 연극적인 연출이 추가됐다. 유독 많은 대사에 배우들은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임호는 이번 연극으로 통해 또 다시 포부를 다지게 됐다. 그는 "배우에게는 100분을 홀로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다. 하지만 2인극을 해보니 쉬운 일도 아니었다. 좋은 파트너와 함께 하고 있다. 연기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 좋은 기회"라고 되새겼다.
특히 하희라의 복귀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올해로 데뷔 41주년을 맞은 하희라는 그동안 예능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특히 '러브레터'는 2004년 연극 '우리가 애인을 꿈꾸는 이후'와 2008년 뮤지컬 '굿 바이 걸' 이후 하희라의 14년 만 무대 복귀다.
하희라는 "방송을 계속 하면서도 연극은 2년 안에 서야겠다는 목표가 늘 있었다. 드라마는 벼락 치기를 하는 기분이었다면 연극은 하나하나 준비해서 함께 하는 느낌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연극에 서고 싶었다. 육아를 하면서 연극을 하지 못하게 됐다. '러브레터'를 할 때 남편과 의논할 수밖에 없다. 체력, 정신적인 면으로 많은 에너지를 쓴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연극, 좋은 작품들을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하희라와 최수종 부부가 함께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희라는 "조선명 유성재 부부를 보니 우리 부부가 연극을 함께 한다면 저런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드라마는 어렵지만 함께 출연하는 다른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예고해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러브레터'는 젊은 연인부터 중장년층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어느 세대가 보아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강점이다. 50여년간 편지를 통한 두 사람의 인생이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남길 예정이다. 연극 '러브레터'는 오는 23일부터 10월 23일까지 서울 대학로 JTN아트홀 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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