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털기 전, 파출소 상대로 예행 연습
법원 판결. 게티이미
한밤중 복면을 쓰고 파출소를 찾아가 근무 중인 경찰관들에게 화살을 쏘고 달아난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4단독(부장 조현권)은 22일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2)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상이 가능한 모의 총포를 소지하고 파출소에 찾아가 발사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자칫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다소 불우한 성장 과정을 겪었던 점, 우울증 등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점 등이 확인됐지만, 가정과 사회의 도움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해서 피고인의 범행이 결코 정당화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범행이 반국가적 동기나 반사회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며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6월 30일 오전 2시15분쯤 전남 여수 봉산파출소 출입문 사이로 경찰관들을 향해 화살총 1발을 쏘고 도주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당시 파출소 직원들의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해외여행 비용 마련을 위해 은행강도 계획을 세운 뒤, 파출소에서 예행연습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천=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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