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감염되면 뇌수막염 유발
물속에서 코를 통해 인체로 침입
주로 10대 젊은 층에서 감염 사례 많아
지난달 18일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있는 한 강에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한 소년이 사람의 뇌를 파먹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아메바인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돼 사망했다. AP 연합뉴스
사람의 뇌를 파먹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아메바인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미국 전역의 강과 호수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수온이 상승한 탓이다.
네글레리아 아메바에 침투당한 사람의 치사율은 97%에 달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 등 기온이 높은 남부지역에서 주로 관찰된 네글레리아 아메바가 최근엔 중부 네브래스카주는 물론이고 추운 지역으로 손꼽히는 미네소타주 등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0.02~0.5㎜ 크기의 단세포 동물인 네글레리아 아메바는 섭씨 30도 이상의 따뜻한 물에서만 생존이 가능하다. 강과 호수의 수온이 기후 온난화로 최근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네글레리아 아메바의 새로운 서식지가 된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962년에서 2020년까지 151명이 네글레리아 아메바에 침투당했고 이 중 4명만 살아남았다. 네글레리아 아메바는 뇌수막염을 유발하는데, 치료한 뒤에도 뇌 기능에 치명적 손상을 남긴다. CDC는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그 후 경직과 발작, 혼수상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네글레리아 아메바는 주로 10대를 노린다. 강이나 호수에서 수영하거나 잠수하는 10대 소년이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대학의 환경 공학자인 윤 쉔은 “수온이 올라갈수록 네글레리아 아메바의 생존과 성장을 촉진시킨다”며 “하지만 동시에 수영 같은 레저활동을 즐기는 이들도 많아져 감염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된다”고 경고했다.
확실한 예방책은 없다. 콧구멍을 좁히는 클립을 사용하고 물에 들어가거나, 아예 머리를 물에 담그지 않는 정도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미생물학자인 찰스 제르바는 “지구온난화로 네글레리아 아메바 등의 위험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제는 추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더운 지역의 병원체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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