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차이나 리스크 커
3년 내 아이폰 25% 인도산으로
중국에서 제품 대부분을 생산하는 애플이 4분기부터 신형 스마트폰(아이폰14) 물량의 5%를 인도 생산분으로 공급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중 갈등 심화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탓에, 중국에 생산을 의존해 온 애플마저 '탈중국 노선'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JP모건은 "애플이 연말까지 전체 아이폰14 물량의 5%를 인도에서 만들고, 차츰 인도 내 생산을 늘려 2025년 전체 아이폰 25%를 인도산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인도산 아이폰 늘린다
애플은 2017년 인도에서 아이폰 조립을 시작했지만, 주로 구형 모델이나 아이폰SE 시리즈 같은 저가형 모델만 생산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13도 올 4월에 들어서야 인도 공장에서 일부 물량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간 아이폰 주력 모델의 생산지는 중국에 집중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을 보면, 애플이 생산하는 제품의 95.3%가 중국산이다. 그런 애플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전략을 탈피하겠다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미중 갈등에 따라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자, 생산과 판매를 중국 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던 애플마저 중국과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정부의 지나친 코로나 통제 정책(제로 코로나)으로 인해, 중국 내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이유가 됐다.
구글 역시 다음 달 6일 공개 예정인 스마트폰 신제품 '픽셀7' 물량 일부를 인도 공장에서 만들 계획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이미 인도 첸나이에서 파이어TV를 생산 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올해부터 게임기 엑스박스를 베트남 호찌민에서 생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원래는 모두 중국이 독점 생산하던 제품들"이라고 평가했다.
미 의회 "중국 반도체 쓰지 말라" 압박
빅테크(주요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중국에서 발을 빼는 것은 미중 간 긴장감이 높아짐에 따라 생산 물량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정부는 중국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기업에 혜택을 몰아주고, 중국 부품을 사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하는 등 기업들에 사실상 탈중국을 강요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14 일부 물량에 중국 국영 반도체기업 YMTC가 제조한 낸드플래시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지자, 미 의회까지 나서 "중국 반도체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심대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연일 애플을 압박 중이다.
다만 미국 빅테크들이 단기간에 탈중국 생산 체제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인력, 부품 등을 중국에 의존하는 생산 시스템을 한꺼번에 바꾸기는 어렵다. NYT는 "구글이 출시를 고려 중인 폴더블폰 생산은 중국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인도, 베트남 등이 중국을 대신할 생산기지 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양질의 저가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데 특화된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이들 국가가 쉽게 따라잡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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