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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슈퍼리치, 세계에서 11번째로 많다... "돈이 돈을 번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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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슈퍼리치, 세계에서 11번째로 많다... "돈이 돈을 번 사람들"

입력
2022.09.21 18: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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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자산 가치 급등·양극화 심화
'자산 5000억 달러' 인구 전 세계 0.00004%
백만장자 6,250만 명… 1%가 46% 자산 보유

블룸버그 기준 전 세계 부자 1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블룸버그 기준 전 세계 부자 1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순자산 5,000만 달러(약 7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이른바 ‘슈퍼 리치’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의 독점과 양극화가 심화한 결과다.

국제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부(富)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초고액 자산가는 4만6,000명 늘어나 총 26만4,2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세계 성인 인구의 0.00004%에 해당한다.

최상위 부자들이 많아진 건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침체기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과정에서 주택 가격이 치솟고 주식 시장이 호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앉아서 돈으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금융자산 가치가 급등했다”며 “저금리 환경에서 거시경제 활동이 회복되면서 부의 성장에 특별히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덕분에 지난해 전 세계 자산 총액은 9.8%(41조4,000억 달러) 증가한 436조6,000억 달러(약 60경9,275조3,000억 원)로 추산됐다. 성인 1인당 보유 자산도 8.4%(6,800달러) 늘어난 8만7,489달러(약 1억2,210만 원)를 기록했다. 2000년대 초와 비교해 거의 3배가량 많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앤서니 쇼록스 전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는 “지난해엔 부가 폭발했다”며 “그 어느 해보다 증가폭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는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았다. 전 세계 상위 1%가 전 세계 부의 46%를 독점했다. 2020년 44%에서 더 증가했다. 부자들이 더 부유해지는 사이 서민들은 식량 및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며 더 가난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금융자산의 엄청난 증가가 결국 불평등 심화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슈퍼 리치가 많아지면서 이제 백만장자(100만 달러·약 14억 원)는 부자 축에도 못 끼게 됐다. 지난해 전 세계 백만장자 수는 520만 명 늘어서 총 6,250만 명에 달했다. 영국 전체 인구(6,700만 명)와 엇비슷하다. 쇼록스 교수는 “백만장자 수는 너무 많아서 점점 더 부와 무관한 척도가 돼 가고 있다”고 평했다.

백만장자가 가장 많이 사는 나라는 미국으로, 39%(2,450만 명)를 차지했다. 2위는 중국(9.9%), 3위는 일본(5.4%)이었고, 영국(4.6%)과 프랑스(4.5%)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도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의 슈퍼 리치는 미국, 중국, 독일, 캐나다, 인도, 일본, 프랑스, 호주, 영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11번째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유 자산 기준으로 전 세계 상위 1% 속하는 한국 부자는 104만3,000명, 상위 10% 부자는 1,848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백만장자는 129만 명이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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