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이틀간 위령제 등 협약식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 전사자가 안장된 진도 왜덕산과 일본 교토 귀(코)무덤(鼻塚)을 조명하고 희생자를 위로하는 등 한·일 간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전남 진도에서 열린다.
전남도는 진도문화원 주관으로 23일부터 이틀간 진도군청과 왜덕산 일원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등 한·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 국제학술대회'와 '왜덕산 위령제'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전남도에서 지원하는 시·군 역사문화자원 발굴 및 교육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특히 명량해전 당시 전사한 일본군이 안장된 왜덕산과 일본 교토의 귀(코)무덤을 국제학술회의를 통해 조명하고 위령제를 개최함으로써 한·일 간 역사 인식을 공유하고 아픈 역사의 희생자를 위로한다.
첫 날은 진도군청에서 '하나의 전쟁, 두 개의 무덤'이란 주제로 진행하는 국제학술대회는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조발표와 이토 아비토 도교대 명예교수, 이해준 공주대 명예교수, 아마기 나오토 교토세계평화회 대표, 김문실 부산외대 명예교수 연구발표에 이어, 임경택 전북대 교수를 좌장으로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토론 후에는 진도문화원장(왜덕산 보존회장), 교토세계평화회 대표 간 '왜덕산 사람들의 교토 귀(코)무덤 평화제' 공동추진을 합의하는 협약체결도 갖는다.
24일엔 진도 고군면 왜덕산에서 위령제를 개최한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추모사를 통해 화해와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일 두 나라의 평화와 협력을 기원할 예정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야당인 민주당 소속으로 2009년 일본 역사상 최초로 정권교체를 실현한 인물이다. 정계은퇴 후 2015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했고, 지난해 11월 부인과 함께 교토의 귀(코)무덤을 찾아 임진왜란 당시 선조의 과오에 사죄의 뜻을 밝히는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과를 일관되게 촉구했다.
위령제가 열리는 진도 왜덕산은 명량해전에서 목숨을 잃고 고군면 오산으로 밀려온 왜군 시체를 주민들이 '시체는 적이 아니다'며 수습해 묻어준 곳이다. 또한 '왜인들에게 덕을 베풀었다'고 해서 왜덕산으로 명명했다.
미국 순방 중인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번 학술대회 및 위령제가 두 나라 간 아픈 과거를 돌아보고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공동노력과 평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하토야마 전 총리의 방문에 환영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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