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20일 41억500만 달러 적자
수출 8.7%↓... 연간 누적 최대 위기
추경호 "적자폭 줄었지만 위험 여전"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까지 수출입 실적이 마이너스(-)이면 6개월째다. 1997년 외환위기 초입 이후 25년간 없었던 일이다. 올해 연간 누적 적자도 집계 이래 최대 규모가 될 위기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무역수지가 41억500만 달러 적자(통관 기준 잠정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수출액ㆍ수입액은 각각 329억5,800만 달러, 370억6,300만 달러다.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줄었고, 수입액은 6.1% 늘었다.
수출액 감소는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때문이라는 것이 관세청 설명이다. 그러나 고작 1.5일인 데다, 수입 증가율이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상황상 이달도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 부진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 증가와 맞물리며 당분간 한국이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리라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실제 월간 무역수지는 이미 지난달까지 5개월 내리 적자다. 적자폭은 4월 24억7,600만 달러를 시작으로 5월 16억 달러, 6월 24억8,700만 달러, 7월 48억500만 달러, 8월 94억7,400만 달러다. 5개월 연속 적자는 2007년 12월부터 2008년 4월까지의 기간 이후로 14년여 만이다. 9월에도 적자일 경우 6개월째인데, 이는 외환위기 직전 29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의 기간 이후 약 25년 만이다.
올해 연간 누적 적자도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대가 될 공산이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이달 6~15일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더니 올해 무역적자 규모 전망치가 281억7,000만 달러로 나왔다. 이는 1956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기록 206억2,400만 달러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적자 132억6,7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 규모가 292억1,300만 달러다.
정부도 고민이 크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수출입 동향 점검회의에서 “무역수지 적자폭이 최근 몇 달보다 다소 줄어든 모습이지만, 반도체ㆍ중국 등 위주로 수출 제약 리스크가 여전하고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