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묘포장이 축구장으로 사용
축구장 1개 면은 인조잔디 깔려
구리시 "면밀히 조사해 조치할 것"
GS스포츠가 운영 중인 GS챔피언스파크 축구장 전경.
GS스포츠가 그린벨트 지역인 경기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 일부 부지 용도를 34년 동안 허가 사항과 다르게 편법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무단으로 용도를 변경한 GS스포츠는 물론 이를 방치한 구리시를 향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21일 구리시와 GS스포츠에 따르면, 프로축구단 FC서울 훈련장으로 사용 중인 구리시 아천동 ‘GS챔피언스파크’ 내 잔디 묘포장이 허가된 용도와 달리 축구장으로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GS챔피언스파크는 1987년 천연잔디 축구장 4곳(4만4,000㎡)과 잔디 묘포장(5,200㎡), 관리동 건물(261㎡), 주차장, 휴게공간 조성을 조건으로 허가가 났다. 이중 축구장 1곳도 구리시 허가 없이 천연잔디를 인조잔디로 교체했다.
GS챔피언스파크는 1988년 7월 GS그룹 전신인 럭키금성그룹이 그린벨트 내 5만여㎡ 규모로 조성했다. 개발행위가 제한된 그린벨트 지역이었지만,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프로스포츠 경기력 향상에 주력하던 전두환 정권이 특별 허가를 내주면서 조성이 가능했다. GS스포츠는 그러나 개장 때부터 용도 변경 신고나 허가 없이 묘포장으로 허가받은 자리에 축구장을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GS스포츠 관계자는 "FC서울의 훈련장이 부족했고, 국제축구연맹도 인증할 정도로 인조잔디 성능이 개선돼 부득이 허가사항과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며 "2018년부터 정식 절차를 밟기 위해 구리시에 질의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GS챔피언스파크 부지를 둘러싼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LG그룹이 프로야구단 LG트윈스를 인수한 1990년 이후에는 기존 축구장 1곳을 허가 없이 야구단 연습장으로 변경해 사용하다 적발돼 2012년 이후 운영을 중단했다.
GS스포츠단 소속 프로축구단의 구리 축구장 1개 면이 허가 때와 달리 인조잔디 구장으로 쓰이고 있다.
구리시가 장기간 방치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리시는 지난해 GS챔피언스파크 축구장 한 곳을 시민운동장으로 만들기 위해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부지 점검에 세심하게 관심을 가졌다면 적발이 가능했다는 게 지역 관계자들 얘기다. 도내 그린벨트 지역 인근의 한 카페 운영자는 "그린벨트 지역이라 야외에 테이블 몇 개 깔았다고 현장 단속에 걸려 벌금으로 300만 원까지 낸 적이 있다"며 "무단으로 용도가 변경된 축구장이 제재도 없이 수십 년간 운영돼 왔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리시 관계자는 "오래 전에 허가가 난 곳이라 운영 실태를 자세히 몰랐다"며 "그린벨트 내 무단 용도 변경은 불법이라 면밀한 조사를 거쳐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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