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인국이 달라졌다. 위압감이 느껴지는 몸은 타투로 뒤덮여 있고 눈빛은 날카롭다. 악 그 자체인 서인국의 모습은 그야말로 반전이다. 로맨스 작품에서 사랑을 말해왔던 이전의 그와는 딴판이다.
서인국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늑대사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늑대사냥'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하는 바다 위 거대한 움직이는 교도소 내에서 잔혹한 반란이 시작되고 극한의 생존 게임이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이다.
서인국의 연기 변신
서인국은 '늑대사냥'에서 일급 범죄자 종두를 연기했다. 연기 생활 10년 만의 첫 악역이다. 많은 로맨스 작품으로 대중에게 설렘을 안겨왔던 그에게 종두 캐릭터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계기였다. 서인국은 연기 변신에 대한 큰 만족감을 드러내며 "촬영할 때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악역을 꿈꿔왔지만 종두에게 유난히 큰 끌림을 느꼈단다. 서인국은 "종두는 타고난 악한 행위를 보여주는 듯해서 매력적이었다. 갖고 있는 욕망이 들끓어서 하는 악한 행위가 아니었다. 어떤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악이었다"고 전했다.
종두가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인격체를 존중하지 않는다. 본인의 목표에 의해서만 움직이는데 그게 굉장히 짐승스럽다"는 게 서인국의 설명이다. 그는 종두의 액션도 짐승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서인국은 "종두의 액션은 간결하고 본능에 의한 듯한 모습이다. '이 사람을 때려야지'라는 느낌보다는 '파괴시켜야지'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이야기했다. 종두, 그리고 다른 인물들을 보며 폭력과 인간성에 대해 생각하기도 했단다. 그는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는 말이 있다. 우리 영화에서도 그런 부분이 있다. 누군가를 파괴한다는 건 결국 자신을 파괴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종두와 서인국의 타투
종두는 외모부터 강렬하다. 타투는 그의 온몸을 꽉 채우고 있다. 서인국은 타투 분장을 했을 때를 떠올리며 "너무 재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가슴에 위치한 타투는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외 타투는 감독님과 내가 디자인하신 분과 의견을 모으면서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타투가 많은 만큼 이 분장에만 3시간가량이 소요됐다.
실제 자신은 조그마한 타투 하나를 새겼지만 종두는 자신과 달리 온몸을 뒤덮을 정도로 많아서 분장이 더욱 재밌었단다. 서인국의 타투는 골반 밑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다. 이 타투에는 단순한 멋을 넘어 큰 의미가 담겼다. 서인국은 "그동안 내가 왼쪽을 너무 많이 다쳤다. 그만 다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늑대사냥' 위한 도전
서인국은 체중 증량을 통해 종두 캐릭터를 더욱 섬세하게 그려냈다.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때보다 16kg이 늘었단다. 종두의 다부진 몸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는 "하루에 5, 6끼를 먹었다. 공깃밥에 계란 7개를 넣어 비벼 먹곤 했다. 운동도 2번씩 했다"고 말했다. 서인국은 당시를 회상하며 "치킨 등 먹고 싶은 음식도 식단에 다 넣었다. 그런데 3시간을 주기로 먹는 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미남당' 촬영을 앞두고 슬림한 몸으로 돌아오는 데는 한 달에서 한 달 반가량이 걸렸다고 밝혔다.
종두의 날카로운 눈빛은 '늑대사냥'의 긴장감을 한층 높인다. 그는 "내가 삼백안인데 평소 다른 작품을 할 때는 이걸 숨기는 일에 신경 썼다"고 밝혔다. 그러나 '늑대사냥'에서는 이러한 노력을 할 필요가 없었다. 서인국은 "삼백안이 어릴 때부터 갖고 있는 콤플렉스였다. 그런데 요즘은 매력으로 봐 주시는 듯하다. 자신감을 갖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종두를 연기할 때 눈빛은 물론 얼굴 근육까지 자신이 가진 것들을 활용해 악함을 그려내려 했다고 밝혔다.
짜릿함 안긴 토론토국제영화제
'늑대사냥'은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진행해 전 세계 영화인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는 서인국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짜릿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관객들과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관람했는데 이가 축제처럼 느껴졌다고도 했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앞으로 더욱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단다.
'늑대사냥'으로 필모그래피에 굵직한 한 획을 그은 그는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엠넷 '슈퍼스타 K'로 데뷔해 가수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콘서트, 앨범 등으로도 대중에게 행복을 안길 계획이란다. 팬들은 그가 늘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는 존재들이다. "꾸준히 좋아한다는 게 참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팬분들을 보면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에게서는 자신을 사랑해 주는 이들을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서인국의 새로운 도전을 도운 '늑대사냥'은 21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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