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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 장면 방영 KBS, '아동학대 논란' 사과에도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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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 장면 방영 KBS, '아동학대 논란' 사과에도 뭇매

입력
2022.09.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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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살림남2' 17일 포경수술 장면 방송
"아동학대" "아이들 인권은?" 항의 빗발
제작진 사과에도 누리꾼들 "중대 범죄" 분노

17일 KBS 2TV에 방송된 '살림남2' 방송 화면. KBS 캡처

17일 KBS 2TV에 방송된 '살림남2' 방송 화면. KBS 캡처

공영방송 KBS가 청소년 포경수술 장면을 내보냈다가 '아동학대'라는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사과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포경수술 아동과 남성의 인권은 하찮냐", "공영방송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분개하고 있다.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살림남2)는 17일 방송에서 야구선수 출신 홍성흔의 아들 홍화철 군이 친구들과 함께 포경수술을 받는 내용을 방영했다. 이들은 '꽈추형'이라는 예명으로 잘 알려진 유튜버 홍성우 비뇨의학과 전문의에게 성교육 상담을 받은 후 오랜 고민 끝에 다 같이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홍성우씨는 당시 "포경수술은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시행할 필요는 없다", "성기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고, 화면 하단에는 '수술 전반에 대한 안내 후 부모님과 아이들의 동의를 받아 수술을 진행했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왔다.

그러나 아이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수술대에 누운 모습과 수술 중인 의료진의 모습이 교차 편집돼 수술 장면이 여과 없이 방송됐다. 아이들이 두려움에 떨며 긴장하는 장면, 수술 후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도 담겼고, '세계 최초 5인 릴레이 포경수술' 등 자막을 진행자의 웃음소리와 함께 넣으면서 희화화했다.

방송 후 '살림남2'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라는 비판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들은 "종교적으로 할례를 하는 것도 아니고 미성년자 상대로 신체 일부를 잘라내는 외과수술을 희화화해서 내보내나", "방송상으로는 아이들이 선택하는 것처럼 포장해놨지만 진정 아이들 본인 의지라고 할 수 있을까", "포경수술을 오락용으로 삼는 공영방송 KBS 수준, 이것밖에 안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에도 "이게 2022 대한민국 예능 현주소인가. 너무하네", "성별 바뀌었으면 KBS에 불 지르러 갈 사람들 수두룩한데 남자라는 이유로 미성년자의 포경수술이 웃음거리 소재로 쓰였다", "공영방송이 가장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중립성조차 지키지 않음"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수술 장면 그대로 방송... '희화화' 비판

KBS 2TV '살림남2'가 17일 내보낸 포경수술 방송을 비판하는 누리꾼의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KBS 2TV '살림남2'가 17일 내보낸 포경수술 방송을 비판하는 누리꾼의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논란이 확산하자 제작진은 19일 홈페이지에 공지 글을 올려 "9월 17일 방송 내용에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제작진은 "가족들이 '성(性)'에 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누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던 제작 의도와 달리,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향후 더욱 신중하게, 방송을 제작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유튜브에 게재했던 영상도 내렸다.

다만 공지 글에서 "한 달 반의 충분한 기간 동안 학생과 부모님이 함께 고민과 의논 끝에 결정한 내용이며 본인들의 자발적인 의사 결정이었다"며 "학생의 부모님도 이를 존중하여 촬영에 합의했으며 그 과정에서 제작진의 어떠한 개입도 없었음을 밝힌다"고 했다. 또 "모든 수술 장면의 촬영은 부모님의 참관하에 이루어졌으며, 출연 가족 모두 훈훈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마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누리꾼들의 공분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 시청자는 "아동학대로 방통위에 신고를 넣었다"며 "얼마나 역겹고 중대한 아동학대 범죄인지 모른다"고 분노했다. 한 누리꾼은 "중학생 아이들이 알몸으로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데 굳이 수술실 안까지 촬영(하다니)...."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에도 해당 장면과 관련한 민원이 수십 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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