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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문재인 대북 충돌, 바람직하지 않다

입력
2022.09.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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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북 정책을 놓고 충돌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을 북한에 끌려다닌 학생에 비유했다. 같은 날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첫 공식 발언에서 북한이 일방 파기하고 있는 남북합의의 이행을 윤 정부에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평가하며 “한 교실에서 오직 한 친구(북한)에게 집착한 학생”이라고 표현했다. 윤 대통령이 몸을 앞으로 구부리며 이 말을 했다고 묘사한 걸 보면 작정한 발언으로 보인다. 물론 대통령으로서 엄중해진 남북 현실에 대해 지적할 수는 있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외국언론을 통해 전직을 비판하는 건 보기 드물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해외언론이 이를 호의적으로 바라볼 일도 아니다. 뉴욕타임스가 이 대목에서 윤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정치 쇼’로 비판한 과거 발언을 굳이 언급해 논란을 부채질한 것만 봐도 그렇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9·19군사합의 4주년 토론회 축사를 통해 5월 퇴임 이후 처음 정치 현안에 메시지를 냈다. 그는 남북의 9·19군사합의를 비롯한 그간 남북합의에 대해 정부가 바뀌어도 마땅히 존중되고 이행해야 할 약속이라고 밝혔다. 문 정부의 군사합의를 비롯한 평양공동선언, 판문점선언도 남북기본합의서, 6·15선언처럼 역사적 합의인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럼에도 남북합의가 껍데기 취급을 받는 이유는 북한의 합의위반 때문이다. 북한은 최근에는 선제적 핵 무력사용을 법에 명시해 9·19군사합의를 사실상 파기했다. 문 전 대통령이 “북한 역시 거듭된 합의를 저버려선 안 된다”고 했지만 이런 공세적인 북한을 비판하지 않는다면 그의 메시지는 수긍하기 어렵다.

전·현직 대통령의 문제 발언은 공교롭게 같은 날 공개된 것일 뿐 감정적 충돌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국익을 위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를 비판하고 자극한다면 그 자체로 바람직하지 않다. 당장 정치권과 여론이 이 문제로 갈라져 대립하는 현실에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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