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수리남' 통해 파격 이미지 변화 꾀한 유연석
공개 후 대중의 반응, 호불호 나뉘어
'수리남'이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구원투수로 자리를 잡은 가운데 주역인 유연석에 대한 연기를 두고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치열한 선배 연기자들의 기에 밀린 탓일까. 유연석은 평소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모양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은 입소문을 타면서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수리남'은 지난 14일 14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자메이카 케냐 말레이시아 모로코 파키스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에서 정상에 올랐다.
공개 사흘 만에 글로벌 8위에 오른 후 6위, 3위까지 오른 만큼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가는 중이다. 하정우부터 황정민까지 충무로 기둥 같은 배우들의 호연이 흥행의 비결이다. 다만 이번 작품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선 유연석에 대한 평가는 다소 나뉜다.
극중 전요환(황정민)의 고문 변호사 데이빗 박을 연기한 유연석은 그간 '슬기로운 의사생활' '응답하라 1994' 등으로 굳힌 '착한 남자' 이미지를 내려놓았다. 윤종빈 감독은 그에게 양아치스러운 느낌을 디렉팅했지만 유연석의 연기는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하다.
'수리남'에서 데이빗 박은 능구렁이 같은 화법을 주로 쓰곤 하는데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 극중 이 부분은 대사로도 몇 번이고 설명된다. 전체적으로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유연석은 스토리의 긴장감을 느슨하게 만든다. 사실 언더커버로 잠입한 국정원의 정체를 추측하는 것도 '수리남'의 재미 중 하나인데 유연석은 의뭉스러움은 커녕 어리버리한 뉘앙스만 풍긴다. 공개 이후 유연석보다 다른 특정 배우에게 포커싱 되는 것을 본다면 유연석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이후로 주로 착하고 지고지순한 역할을 맡았던 유연석에게 이번 작품은 나름의 도전이었을 테다. 고정된 이미지 프레임이 장기적으로 배우 필모그래피에 좋은 영향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강철비2'도 그 중의 일환이다.
그러나 그의 도전에 의의를 두기에는 연기력이 몰입감을 깨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껄렁껄렁한 태도로 일관하는 데이빗 박이 보다 다양한 감정을 내포할 수 있었다면 이야기는 더욱 다채로운 색깔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어설픈 영어 발음은 캐릭터상의 설정이었겠지만, 역할 자체를 매끄럽게 소화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거슬리는 표현이 됐다. 전작들에서 위태로운 무사 혹은 북한 최고 지도자를 디테일하게 그려냈지만 정작 마약상의 양아치 변호사는 소화하지 못한 유연석의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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