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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펀드' 예산, 2배 늘린다더니 되레 25% 줄여…尹 정부 벤처 육성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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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모태펀드' 예산, 2배 늘린다더니 되레 25% 줄여…尹 정부 벤처 육성 퇴색

입력
2022.09.20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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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재 의원 "내년 모태펀드 출자 7,045억 불과"
중기부만 40% 삭감·특허청 예산은 '제로'
펀드 94%가 연장 신청 "정부가 버팀목 돼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윤석열 정부가 벤처투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투자를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공약했지만, 내년 모태펀드 예산을 되레 25% 가까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에 무리 없는 규모"라는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 벤처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회재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등 9개 부처는 내년 모태펀드 출자액으로 7,045억 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9,378억 원)과 비교하면 24.9%(2,333억 원) 줄어든 것이다.

중기부를 포함해 7개 부처가 올해보다 예산을 깎았다. 중기부는 올해 5,200억 원에서 내년 3,135억 원으로 39.7%(2,065억 원) 삭감했다. 보건복지부(-60%), 과학기술정보통신부(-54%) 예산은 절반 이상 깎였고, 올해 200억 원인 특허청 예산은 내년엔 한 푼도 없다.

모태펀드 확대는 윤 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후보 당시 공약집에 ‘중소벤처기업 성장 사다리 복원’을 포함시켰고, 지난해 12월 26일 첫 정책공약(성장-복지-일자리 공약) 발표 당시 “모태펀드 투자액을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국정과제에도 ‘모태펀드 규모를 대폭 확대해 청년·여성 창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기존 조성된 펀드 여유재원을 활용하면 큰 무리 없이 지원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 등으로 벤처 업계의 ‘투자 빙하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모태펀드 예산을 삭감하면 급격한 투자 위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모태펀드 청산기한 연장 비율. 김회재 의원실·한국벤처투자

모태펀드 청산기한 연장 비율. 김회재 의원실·한국벤처투자

실제 김회재 의원실이 한국벤처투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모태펀드 재원으로 투자한 펀드 중 올해 청산기한을 맞아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펀드는 47개인데 이 중 93.6%(44개)가 정부에 연장 신청을 했다. 지난해 연장 비율 78.6%(42개 중 33개)보다 월등히 높다. 금리 인상 영향으로 인수합병(M&A), 상장(IPO) 등 기존 투자 자금을 회수할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모태펀드 2배 확대 공약을 파기하고 일방적으로 벤처투자 예산을 삭감한 것은 벤처 시장을 사실상 방치하겠다는 것”이라며 “올해 연말, 내년 본격적으로 벤처 투자 시장이 위축될 위기인 만큼 정부가 버팀목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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