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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에도 불거지는 망 이용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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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에도 불거지는 망 이용료 논란

입력
2022.09.20 04:30
수정
2022.09.20 13:3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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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체 "차량 OTT, OTA 늘면 망 이용료 더 받아야"
자동차업계, MVNO나 제휴 등 대안 모색


인텔 첨단 차량 연구소에서 분석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데이터 발생량. 인텔 제공

인텔 첨단 차량 연구소에서 분석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데이터 발생량. 인텔 제공


자율주행차와 인터넷에 연결되는 커넥티드카는 막대한 데이터를 쏟아내는 움직이는 컴퓨터다. 각종 주행 정보를 주고받는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과 영화, 음악 등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 등을 이용하려면 대용량 데이터를 계속 송수신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통신망 이용대가 즉, 데이터 이용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이용료 소송처럼 자동차도 통신망에 부담을 주면 이용료를 더 내야한다는 논리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를 둘러싼 데이터 이용료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인텔의 첨단 차량 연구소 분석 결과 자율주행차량은 90분마다 4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생성한다. 4TB는 초고화질 영화 2,000편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자동차 업체들이 방대한 데이터를 주고받아 망에 부담을 주면 통신망 이용대가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첨단 차량들이 인터넷 연결로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통신망에 부담을 주면 그만큼 이용대가를 내야할 것"이라며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이용료 분쟁이 자동차업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지난해 말 자율주행차를 망 중립성 예외로 보는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내놓았다. 망 중립성이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모든 데이터를 차별 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만약 통신 업체들이 A사 데이터의 인터넷 송수신을 무료 제공하면 B사 데이터도 무료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과기부는 자율주행차에 대해 이 원칙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0년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MVNO)로 등록했다. MVNO는 통신 업체 망을 도매가격으로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현대차·기아가 통신 업체가 된 것이다.

현대차는 KT, 기아는 SK텔레콤 망을 빌려 쓴다. 따라서 현대차의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통신 시스템)를 갖춘 차량은 스마트폰처럼 통신칩(USIM)이 내장돼 나온다. 물론 3년 치 이용료는 찻값에 포함됐다. 외국계 메르세데스 벤츠, 테슬라,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도 MVNO나 해외 통신망 접속(로밍) 등을 통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7일 현대차와 KT가 약 7,500억 원의 지분을 맞교환한 것도 차량의 데이터 송수신과 관련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지난해 말 통신망을 차량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 에어플러그를 245억 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구준모 대표가 운영한다.

특히 망 이용료에 민감한 것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에 필수인 OTA다. OTA란 자동차에 필요한 최신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으로 내려받아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OTA 기능을 내세워 항상 새 차로 거듭난다고 주장한다. 테슬라는 이를 돈 받고 제공하면서 자동차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처럼 구독형 사업으로 바꿔 놓았다. 현대차를 비롯해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OTA를 원한다.

관건은 결국 비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MVNO 등록을 한 자동차 업체들도 얼마 동안 이용자들에게 차량용 OTT 등을 무료 제공할 수 있지만 나중에 요금을 부과하는 구독형 서비스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통신 업체들 또한 자동차 업체에 별도 요금 부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자율주행차나 커넥티드카의 망 이용료를 논의하기에는 이르지만 데이터량이 늘어나고 수익이 발생하면 상응한 대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도 "테슬라에 KT지니뮤직 공급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가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구독형 서비스로 발전한다면 망 이용대가 등이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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