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덮친 집 안 남성, 병원서 사망 확인
18일 규슈 종단 후 19일부터 북동쪽 이동
태풍 ‘난마돌’이 일본 규슈 지역을 관통하면서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100여명이 다치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하루 7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미야자키현에서 피해가 컸다. 다만 일본 정부와 민간의 철저한 대비 덕에 태풍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는 크지 않았다.
산사태에 건물 묻히고, 크레인 강풍에 부러져
일본 NHK방송은 19일 오후 8시까지 전국 인명 피해는 사망 2명, 실종 1명, 부상 11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조시 오요도강 인근 차 안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미야자키현 미마타조에선 산사태로 건물이 매몰됐으며, 이곳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40대 남성은 병원에서 사망이 확인됐다. 히로시마현 하쓰카이치시에선 19일 오전 82세의 남성이 실종됐다. 소방과 경찰이 찾아 나섰으나 이날 저녁까지 찾지 못했다.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조 소방서에서는 강풍으로 문이 갑자기 닫히면서 소방대원의 손이 골절됐다.
강한 비바람은 재산 피해를 남겼다. 가고시마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크레인이 강풍에 부러졌고, 미야자시키 중심부에서는 행사용 가건물이 강풍에 50m나 날아갔다. 건물 외벽이 무너져내리거나 주택 창문이 깨지는 피해도 잇달았다. 규슈를 중심으로 약 30만 가구가 정전됐고, 통신도 끊어졌다 이어졌다를 반복했다.
방향 바꿔 북동쪽으로 진행... 중심 기압 역대 네 번째로 낮아
18일 밤 규슈를 남북으로 관통한 난마돌은 19일 방향을 바꿔 일본 열도 북쪽 해상을 따라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주코쿠·시코쿠 지방에서 비바람이 강해졌다. 일본 기상청은 이 지역에서 침수, 산사태, 강의 범람 위험이 높아졌다며 ‘엄중 경계’를 주문했다. 다만 태풍의 위력은 다소 약해졌다. 18일 오후 7시 규슈 남부에 상륙할 당시 중심기압이 935헥토파스칼에 달했으나 19일 오후 9시 돗토리현을 지날 때는 980헥토파스칼이었다. 최대 풍속은 30m, 최대 순간풍속은 40m다.
기상청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51년 이후 일본에 상륙하는 시점에 중심 기압이 가장 낮았던 태풍은 낸시(1961년, 925헥토파스칼)와 베라(1959년, 929헥토파스칼)였다. 베라 때는 사망·실종자가 5,000명을 넘었다. 세 번째는 얀시(1993년, 930헥토파스칼)였고, 네 번째가 이번 난마돌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태풍 대처를 위해 20일 오전에 출국하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는 태풍 피해 상황 집계와 조속한 응급 대응을 내각과 지방자치단체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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