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아산병원서 간경화 투병 중 사망
1990년대 '오늘 같은 밤이면' '먼 훗날에' 등으로 인기를 모았던 가수 박정운이 17일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57세.
18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과 가요계에 따르면, 고인은 이 병원에서 간경화로 치료를 받던 중 전날 밤 8시쯤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3년 전 간경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이어왔다.
1965년생으로 9세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그는 1989년 홀로 귀국해 데뷔 앨범 ‘후, 미?(Who, Me?)’로 데뷔했다. 같은 해 오석준, 장필순과 호흡을 맞춘 '내일이 찾아오면'으로 이름을 알린 뒤 1991년 2집 수록곡 '오늘 같은 밤'과 1993년 3집 '먼 훗날에'를 잇따라 히트시키며 인기를 끌었다.
시원스럽게 뻗는 고음과 애절한 창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대부분의 곡을 직접 쓰며 작사와 작곡에도 재능을 보였다. 1992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 10대 가수상, 1992년, 1993년, 1995년 KBS 가요대상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2002년 6년 만에 정규 7집 ‘생큐(Thank You)’를 발매한 뒤 더 이상 신곡을 내놓지 않았다.
2010년대 후반 2,000억 원대 가상화폐 사기를 벌인 미국 업체의 계열사를 맡아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집행유예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 "해당 업체 대표의 제안으로 엔터테인먼트 관련 계열사를 맡아 운영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연축성 발성장애로 가수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고인은 2019년 간경화 진단을 받았으나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노래 잘하는 일반인이 방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고, 친한 동료인 김민우 박준하 조정현 심신과 유튜브 방송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를 마치면 이들과 공연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아내와 딸이 있다. 유족들은 18일 밤 입국해 19일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릴 예정이다. 발인은 21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