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 시민들 경주시민운동장으로
경주지역 역대 공연 중 최대 관람객
경주 출신 장보윤이 축제의 문 열고
대구가 낳은 이찬원이 대미 장식
'1,000원의 기적' 2,700만 원 즉석 모금
열정과 위로가 함께한 음악 축제였다. 지난 17일 오후 6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경주시민운동장에서 대구한국일보사 주최로 '힘내라 경상북도 K-트로트 페스티벌 경주 2022' 공연이 열렸다. 2만여 명이 운집한 이날 행사에는 공연 외에 뜻깊은 모금 운동도 진행됐다. '천원의 기적'이라는 슬로건으로 공연 중 수해의연금을 모금, 경주시에 전달했다. 모금액은 2,673만6,530원이었다.
이날 공연은 개그맨 정태호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찬또배기’ 이찬원을 비롯해 장윤정, 박서진, 장민호, 정동원, 김희재, 김다현, 김태연, 김혜연, 장보윤이 출연했다.
경주 출신 트로트 가수 장보윤은 '천년지애' '모나리자' 'Hot Stuff' 등의 곡을 열창해 공연의 시작을 알렸고, 이어 포항의 스타 전유진이 등장했다. '영일만 친구' '가슴앓이' '사랑... 하시렵니까?'를 열창한 전유진은 "포항에서 오는 길에 태풍 피해를 복구하고 있는 지역을 지나왔다. 빨리 회복되었으면 한다"는 웅숭깊은 멘트로 노래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
다음 무대는 '아기 호랑이' 김태연이었다. '오세요'로 상큼한 매력을 발산하며 등장한 후 '간대요 글쎄' 신곡 '수고했어요, 오늘도'를 열창했다. 노래 외에도 다양한 멘트로 관객에 웃음을 선사하는 등 재담과 노래 모두에서 판소리 신동다운 면모를 뽐냈다.
'국악 트로트 요정' 김다현은 편안하고 신나는 멜로디의 '천년지기'를 부르며 등장했다. 절정의 가창력으로 '회룡포'를 열창한 뒤 '하트 뿅'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다음 순서는 '트로트계의 디바' 김혜연이었다. '최고다 당신', '유일한 사랑'을 부른 김혜연은 "객석에 가득한 응원봉 불빛들에 가슴을 셀렌다"는 소감을 밝힌 뒤 '토요일 밤에' '뱀이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메들리를 이어갔다.
다음은 장윤정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꽃'으로 무대를 열어 '목포행 완행열차' '사랑아' '짠짜라'로 완숙미 넘치는 공연을 선물했다. 그는 "무대에 서서 보니 관객석이 너무 아름답고 황홀할 지경"이라면서 "오늘 미련 없이 실컷 즐기고 가시라"고 말했다.
장윤정의 공연 이후 남자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첫 무대는 '팔색조 음색'의 김희재였다. '짠짠짠'을 시작으로 '미안하오' '따라따라와' '풍악'을 열창하면서 객석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미안하오'를 열창할 때 유독 눈시울이 붉히는 관객이 많았다.
다음 순서는 '장구의 신' 박서진. 첫곡 '머나먼 고향'에 이어 '즐겨라'로 흥을 올렸다. 이후 '대지의 항구' '18세 순이' '청춘을 돌려다오'를 메들리로 불러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마지막 곡인 '호랑나비' 무대까지,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신동에서 레전드로 우뚝 선 정동원은 블랙홀처럼 관객을 빨아들였다. '나는 피터팬' '여백' '내 마음 속 최고'를 열창한 뒤 '오빠만 믿어' '날봐 귀순' '옆집 오빠'를 메들리로 불러 2만여명의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트로트계의 신사' 장민호가 등장하자 객석의 환호가 더욱 커졌다. 장민호는 '남자는 말합니다' '무뚝뚝' '남자 대 남자'에 이어 본인의 히트곡인 '대박 날 테다' '읽씹 안 읽씹' '역쩐인생'을 메들리로 불렀다.
K 트로트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한 주인공은 고(故) 송해가 인정한 스타성을 자랑하는 이찬원이었다. 이찬원 순서가 되자 가수가 무대에 등장하기도 전에 "이찬원"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는 '편의점' '그댈 만나러 갑니다' '메밀꽃 필 무렵'에 이어 '진또배기'를 열창했다. 이찬원은 "이번 태풍으로 경주에 피해가 컸다. 오늘 공연을 통해 경주 시민들이 다소나마 위안을 얻었으면 한다"는 말로 노래 이상의 박수와 환호를 끌어냈다.
무대가 막을 내린 후 주최측에서 공연 중에 모금한 수재의연금을 경주시에 전달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태풍으로 힘들어하는 주민에게 적잖은 위안이 될 것"이라면서 "모금에 참가해주신 전국에서 오신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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