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만나 한중관계 발전방향 논의
박병석 "韓中, 구동존이 정신으로 협력"
리잔수 "예민한 문제 관리 필요성 인식"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논의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리 위원장을 만나 한중관계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회동에는 양전우 전인대 상무위원회 비서장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최종길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면담에서 박 의원은 "최근 국제정세 변화로 한중관계가 여러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며 "양국이 미래지향적으로 상호존중하는 방향을 찾아 나가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리 위원장은 "어제 윤석열 대통령, 김진표 국회의장과 허심탄회하고 생산적이면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 양측은 경제 무역, 문화, 싱크탱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박 의원은 최근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을 계기로 한중관계가 경색된 현실을 우려한 듯 양국 간 긴밀한 소통을 당부했다. 그는 "중국이 한국을 어떤 입장에서 대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한 시기다. 기본적으로 양국 간 방향은 상호존중과 '구동존이'의 정신을 바탕으로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동존이(求存同異)는 서로의 의견이 상충하는 다른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뜻이 맞는 부분이나 이익이 있으면 우선으로 추구한다는 뜻이다.
그러자 리 위원장은 "예민한 문제에 대해 적절히 관리할 필요성을 인식을 했다"며 "한국 측도 계속해서 양측이 달성한 합의에 따라서 예민한 문제를 처리하길 바라고, 이런 문제가 양측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리 위원장은 최근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삭제한 연표로 논란에 휩싸인 중국국가박물관 전시에 대해서는 "발생하지 말았야 하는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 및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지난 7월부터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열고 있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 측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에는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가 포함돼 있는데, 실제 전시에서는 이 내용이 빠져 우리 정부가 시정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리 위원장은 "양국이 적절하게 처리하고 있고, 해결책을 합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일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핵문제 등 한반도 위기 관리 필요성이 대해서는 한마음 한뜻이었다. 박 의원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이 현실화되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정세에 심각한 긴장 상태를 유발하게 된다"며 "중국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자. 리 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한국에도 중국에도 중요하다. 중국은 양자와 다자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추진할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다만 리 위원장은 "정세 타개를 위해서는 미국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역할론을 주문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2월 국회의장 재임 시절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리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은 리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중국 내 국산 콘텐츠 개방 및 한반도 정세안정 등 현안을 논의했다. 박 의원은 "양국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양국 국민의 우호정서가 진전돼야 한다"면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이 되면, 양국 간 항공편을 정상화 시켜 다층적인 교류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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