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대주주로서 (SM에서) 물러나라는 주주들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15일 SM엔터테인먼트는 이수만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한 데 이어 이튿날인 1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추가 입장을 밝혔다.
이날 SM엔터테인먼트는 이수만 프로듀서가 "수년 전부터 계약의 조기 종료 요청"을 해왔으나, 데뷔를 앞두거나 막 데뷔한 소속 가수들의 철저한 준비가 절실한 상황이어서 이들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계약을 유지해주기를 이 프로듀서에게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SM에 따르면 이 프로듀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콘서트 및 활동 재개를 위한 SM 아티스트 라인업이 이제 완벽히 준비가 됐으며, 음반·음원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고, 25년간 구축한 프로듀싱 시스템이 잘 운영돼 훌륭한 후배 프로듀서들이 큰 어려움 없이 잘 꾸려나갈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현 상황에서 물러나라는 소액주주들의 의견 또한 대주주로서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이 프로듀서가 "현 시점이 계약을 종료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의견을 강력히 피력하며, 올해가 가기 전에 당사 경영진들이 향후 50년을 바라보는 전략을 세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새로운 도약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SM 창업자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최대 주주(약 18.73%)이긴 하지만 회사에서 아무런 직책을 맡고 있지 않으며 이사회에서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라이크기획을 통해 프로듀싱을 제공한 대가로 SM 전체 매출의 6%를 인세 형식으로 받고 있다. SM은 올해 상반기에만 프로듀싱 용역 명목으로 이수만 프로듀서에게 114억 원을 지급했다.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386억 원의 29.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SM 주주들은 그간 SM이 프로듀싱을 제공받는 대가로 매년 수백억 원의 인세를 라이크기획에 지급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SM과 이 프로듀서를 압박해 왔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약 1.1%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은 지난 8월 공개서한을 통해 “SM과 라이크기획 간 용역 계약과 인세 지급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9월 15일까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문제 개선 계획과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전 주주에게 서면으로 발표해달라"고 요구했다. SM이 전날 밝힌 공시와 입장문 공개는 이 서한이 명기한 기한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SM이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조기 종료 검토 방침을 밝히자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16일 얼라인파트너스는 "기존에 준비하던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한 모든 단계적 조치들을 9월 30일까지 유보하기로 했다"면서 "후속 논의와 이사회 결의를 포함한 확정 공시를 늦어도 2주 뒤인 9월 30일까지 마무리해줄 것을 에스엠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SM은 이날 밝힌 추가 입장문에서 이 프로듀서가 "지속적인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싱으로 매출과 이익을 창출해 회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을 제공"하고 "시장을 앞서나갈 수 있도록 미래 음악 산업과 기술의 융합 등 끊임없이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프로듀서와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에 대해선 "향후 사업 방향 등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를 거쳐 추후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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