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취업자 80.7만 늘어, 증가폭은 축소
경기 불확실·기저효과로 고용 위축 불가피
정부 "수출 회복세 약화 등 경기 둔화 우려"
올해 초만 해도 110만 명을 웃돌았던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폭이 8월 80만 명대까지 떨어졌다. 취업자는 고용 지표가 고꾸라졌던 코로나19 발생 초기 때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증가폭 둔화는 앞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꺾이고 있는 수출에 이어 고용까지, 경기 위축에도 버티던 경제 지표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2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취업자는 전년 대비 80만7,000명 증가했다. 8월만 놓고 보면 2000년 8월(84만8,000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24만 명 늘면서 전체 고용 지표 개선을 이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도 6만7,000명 증가했다.
다만 연령별 취업자 증감을 보면 고용 지표는 후한 점수를 매기기 어렵다.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60세 이상이 전체 취업자 증가폭의 56%(45만4,000명)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경제 허리인 30대는 8만5,000명 늘었고, 40대는 오히려 2만3,000명 감소했다.
점점 쪼그라드는 취업자 증가폭도 긍정적이지 않다. 올해 1월 113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취업자 증가폭은 △5월 93만5,000명 △6월 84만1,000명 △7월 82만6,000명으로 계속 작아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우선 올해 초 취업자 증가폭은 고용 사정이 워낙 안 좋았던 지난해와 비교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런 기저효과를 갈수록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더해 경기 불확실성 확대, 취업자 증가를 지탱했던 노인 일자리 사업 축소, 인구 감소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내년까지 취업자 증가폭 위축은 불가피하다.
올해 들어 물가, 환율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악화하는 국면에서 호조를 보이다가 최근 흔들리는 지표는 고용만이 아니다. 한국 경제 근간인 수출 역시 심상치 않다. 지난해 3월부터 15개월 연속 두 자릿수였던 수출 증가율은 6월 이후 3개월 연속 한 자릿수로 주저앉았다. 고환율, 고물가로 수입액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수출마저 휘청이면서 덩달아 무역수지(수출-수입)까지 5개월째 적자다.
정부가 주요 경제 지표를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뾰족한 경기 반전 카드를 내놓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 하강의 주원인인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은 대외 요인에서 비롯된 면이 크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외 요인으로 고물가가 지속하고 경제 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앞으로 수출 회복세 약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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