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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치석제거기 '위험천만'...평생 쓸 치아에 금 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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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치석제거기 '위험천만'...평생 쓸 치아에 금 갈 수도

입력
2022.09.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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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열에 취약, 초음파 진동기 과열에 손상 우려
김상운 치과의사, "잇몸손상과 신경치료, 발치까지 초래할 수 있어"

최근 온라인과 해외직구를 통한 치석 제거기가 유행하면서 사용자들이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최근 온라인과 해외직구를 통한 치석 제거기가 유행하면서 사용자들이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해외배송으로 주로 판매되는 치석 제거기는 기구 표면 마감이 매우 거칠고 규격도 맞지 않는 데다 치아손상과 잇몸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해외배송으로 주로 판매되는 치석 제거기는 기구 표면 마감이 매우 거칠고 규격도 맞지 않는 데다 치아손상과 잇몸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 수성구 김동혁(52)씨는 잇몸질환 때문에 임플란트 시술을 고려하고 있다. 매주 치과를 찾는 그는 '치석제거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치석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인터넷 광고를 접한 후 치석 제거기를 구매했고 수시로 치석과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했다. 치석이 떨어져 나오는 쾌감은 오래 가지 못했다. 얼마 후부터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증상을 겪은 까닭이다. 통증이 심해 치과를 찾은 그는 잇몸에 염증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30대 직장인 강한나씨는 해외직구를 통해 셀프 치석제거기를 구매해 사용하다 부작용으로 애를 먹고 있다. 치석이 자주 끼던 그는 유튜브에서 치석 제거 영상을 보다 스스로 제거해보기로 결심하고 초음파 진동기를 사서 수시로 사용하다 치아 뿌리가 노출되는 '치은염' 진단과 치아 표면이 손상되었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치아 아랫부분을 초음파 진동기로 잘못 사용해 뿌리를 덮고 있는 잇몸을 과도하게 긁은 데다 과열된 초음파 진동면 바늘로 인해 치아 표면과 내부 상아질까지 손상됐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치과에서 잇몸질환 치료를 받은 이가 1,740만 명으로 2020년에 비해 7% 정도 늘었다. 1인당 요양급여 비용도 10만2,053원을 기록했다. 2017년 1,183만 명, 2018년 1,237만 명, 2019년 1,324만 명, 2020년 1,637만 명으로 잇몸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중 2030 비율이 잇몸질환 환자의 27%로, 젊은층의 잇몸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운 치과의사가 해외에서 구매한 초음파 치석 진동기를 손톱에 갖다대자 열을 받은 바늘 부분이 손톱 표면을 거칠게 깎고 있다. 2분도 채 되지 않아 바늘 부분이 과열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상운 치과의사가 해외에서 구매한 초음파 치석 진동기를 손톱에 갖다대자 열을 받은 바늘 부분이 손톱 표면을 거칠게 깎고 있다. 2분도 채 되지 않아 바늘 부분이 과열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치과에서 사용하는 초음파 진동기의 경우 일정 온도가 유지되고 수시로 치아에 물을 뿌리는 등 시간적 여유를 두기 때문에 치아 손상없이 스케일링이 가능하다. 대구 더블유치과 제공.

치과에서 사용하는 초음파 진동기의 경우 일정 온도가 유지되고 수시로 치아에 물을 뿌리는 등 시간적 여유를 두기 때문에 치아 손상없이 스케일링이 가능하다. 대구 더블유치과 제공.


김상운 치과의사는 "모든 치과질환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잇몸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셀프 치석제거기로 잇몸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잇몸질환을 유발하는 치석은 치과에서 1만원 대에 제거를 할 수 있는데 부작용을 무릅쓰고 스스로 치석을 제거하는 것은 '빈대 잡을 욕심에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치석은 치아 표면에 치면세균막(dental plaque)이 석회질 같이 단단하게 붙은 채 굳어진 것으로 치아와 치아 사이나 치아 뒷면 칫솔질이 잘되지 않는 곳에 주로 형성된다. 치석은 시간이 지날수록 치석이 쌓인 곳을 기점으로 더 커진다.

치석의 특징은 일단 생기면 점점 커지면서 잇몸 쪽을 파고들어 번지면서 잇몸질환으로 이어진다. 주요 증상은 칫솔질을 할 때마다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쉽게 붓는다는 점이다. 또 칫솔질 후 입냄새, 치아 흔들림, 잇몸 통증, 염증이 생겨 고름이 나오기도 하는 등 신경치료로 이어지거나 심하면 치아를 발치해야 될 수도 있다.


◇ 치석제거 단순한 석회질 제거?

치석제거는 치과에서 가장 흔히 하는 의료행위다. 치과에서는 초음파 스케일러와 수기구를 이용해 치아 인근에 쌓인 치석을 제거한다. 치과에서는 치석의 깊이와 잇몸의 상태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치석을 제거하고 잇몸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게다가 1년에 한번씩 건강보험혜택이 적용되서 1만 원대로 치석제거와 잇몸상태 치아건강을 체크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한 혜택이다.


◇ 셀프치석제거기 열풍, 백해무익

최근 온라인과 해외직구를 통해 치과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개인이 직접 사용해 잇몸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셀프 치석제거기의 구성품은 잇몸 거울, 전동 초음파 진동기, 핀셋이나 작은 조각칼 같은 기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의료용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기에 기구 표면 마감이 매우 거칠고 규격도 맞지 않는 데다 잇몸 아래 염증인 치주낭의 깊이를 찔러보는 기기까지 포함되어 자가로 사용하기에는 위험하다.

치아의 구조는 표면이 에나멜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잇몸 아래는 치조골과 인대로 연결되어 있는 백악질로 구성되어 있다. 치석은 보통 잇몸과 치아 경계면에 발생하는데 치석을 긁어내려다 백악질과 치아 내부 구조인 상아질에 손상이 생기는 등 잇몸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상아질에 손상이 생기면 잇몸이 시린 증상이 발생하고 치아 표면에 스크레치나 홈이 생겨 치석이 발생하는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 된다. 치아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셀프 치석제거를 하다 이같은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 고열 초음파 전동 바늘, 치아 표면 손상 커

특히 치아 표면인 상아질은 마치 도자기 경도와 유사해 열에 매우 취약하다. 치과에서는 검진이나 치료를 할 때 물을 수시로 분무하고 시간적 여건을 두기 때문에 열에 취약한 상아질을 보호할 수 있지만 거친 표면의 기구로 손상을 입기 쉽다. 게다가 초음파 스케일러의 경우 얇은 초음파 바늘 진동면에 과도한 열이 발생, 치아 상아질에 손상을 주거나 치아 표면이 변색될 수도 있다. 심할 경우 치아에 금이 갈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주 사용할 경우 치아표면 손상, 특정 부위나 치아손상을 피할 수 없고 잇몸질환까지 발생한다. 게다가 충치로 치료된 부위의 금, 레진 등이 떨어지는 경우나 잇몸 뿌리 쪽을 파고들어 잇몸이 치아 뿌리 쪽으로 내려가기도 한다. 치주질환이 있을 경우 더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셀프 치석 제거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다.

김 치과의사는 "최근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심한 치석을 제거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이같은 무허가 의료기기가 부문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잇몸질환과 치아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될 행위"라고 말했다.


김상운 치과의사가 해외직구 셀프 치석 제거기를 치아 모형에 대고 사용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 더블유치과 제공.

김상운 치과의사가 해외직구 셀프 치석 제거기를 치아 모형에 대고 사용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 더블유치과 제공.


치석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

◆양치질을 자주하고 치아와 잇몸 사이는 치실을 이용하는 습관을 들어야 한다.

◆치석은 음식물 섭취와는 큰 차이가 없지만 석회질이나 칼슘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덧니나 고르지 못한 치아는 음식물은 물론 치석이 끼기 쉽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치아교정이나 치료를 해야 한다.

◆금연을 해야 한다. 흡연 시 입안에서는 니코틴이 치아에 착색되거나 치석이 발생되는데 한 몫을 하기 때문이다.

◆1년에 한번 건강보험혜택으로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스케일링은 치아건강과 검진을 동시에 할 수 있어 가장 좋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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