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22)이 LG 토종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LG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와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 이날 NC에 발목을 잡힌 선두 SSG와 격차를 3경기로 줄였다.
김윤식의 호투가 빛났다. 그는 이날 6이닝 동안 무실점(5피안타 1볼넷)으로 막으며 팀의 승리는 물론, 시즌 5승째(5패)를 따냈다.
이날 경기 시작은 좋지 않았다. 첫 타자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두 번째 타자에게도 볼만 연속 3개를 던졌다. 자칫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김윤식은 그러나 이후 스트라이크와 파울로 3볼-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병살타를 유도해 급한 불을 껐고 후속타자까지 삼진으로 솎아내며 제 페이스를 찾았다. 김윤식은 “마운드에 오르기 전엔 좋았는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팔이 안 나와서 당황스러웠다”면서 “공 던지는 타깃을 좀 높게 변경했는데 그제야 제구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전엔 잘 안 풀리면 안되는 대로 계속 늪같이 빠져들었는데, 이제는 ‘볼넷 줘도 된다. 다음 타자를 잡으면 된다’고 마음을 바꿨는데 효과를 보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까지 최근 네 경기 연속 호투다. 지난달 25일 KIA전에선 패하긴 했지만 8이닝을 1실점(4피안타 1볼넷)으로 잘 막았고, 이후 이달 2일 KT전(6이닝 무실점) 9일 키움전(5이닝 2실점 1자책) 그리고 이날 KT와 재대결까지 물오른 컨디션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ERA)도 4.75에서 3.71까지 끌어내렸다. 류지현 LG 감독도 “김윤식의 연이은 호투가 팀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김윤식은 “요즘 밸런스가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공을 던질 때도 힘이 느껴져 공격적으로 던지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했다.
“2일 KT전부터는 ‘쳐볼 테면 쳐봐라’는 식으로 공격적으로 던진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김윤식과 호흡을 맞추는 포수 유강남도 그의 변화가 감지된다고 했다. 유강남은 “이젠 스스로 마운드에서 생각하면서 던지는 것 같다. 여유와 요령이 생기니 (내가 내는 사인에 대해) 고개도 흔들고 불리한 카운트에서 변화구도 던지는 등 타자와 싸울 줄 알게 된 것 같다”라고 짚었다.
체인지업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한다. 김윤식은 “2020년 입단 당시 체인지업이 ‘가끔 하나씩 써먹는 구종’이었다면 지금은 ‘제구도 되고 상대 타자도 잡을 수 있는 구종’이란 확신이 든다”라고 했다. 다만 “직구 폼과 체인지업 폼이 똑같아야 하는데, 아직 체인지업 던질 때 팔 높이가 조금 높아지는 약점이 있다”면서 “올해는 일단 교정 없이 이대로 가되, 겨울에 조금 더 준비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이 나오는 걸 보면 (투구폼 차이에) 티는 안 나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LG는 올 시즌 외국인 원투 펀치(케이시 켈리, 아담 플럿코)가 이미 15승씩 30승을 합작했지만, 국내 선발진은 이에 미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김윤식이 시즌 막판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팀의 3~4 선발 요원으로 가을 야구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그는 “물론 잘 던져야 하지만, 다른 생각은 말고 일단 내가 할 것만 하려 한다. 5이닝을 목표로 하되, 그 이상은 보너스 이닝이라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마운드에 서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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