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5조 규모 M15X 공장 내달 착공
제너시스BBQ는 청주밀레니엄타운에 'BBQ월드'
여세 몰아 롯데바이오 1조 의약공장 유치 박차
지역경제 '훈풍'… "반도체 바이오 푸드 중심될 것"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 발표 후에 오피스텔이나 상가 매물을 찾는 문의가 폭증하고 있어요. 추석 연휴까지 전화 상담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였어요.
13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내 SK하이닉스 앞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유모(66)씨는 들뜬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인근 마트 주인 김성식(53)씨도 "벌써부터 공사 하청업체들 사이에선 숙소와 주차장 확보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반도체 증설 소식에 산업단지 전체가 들떠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와 제너시스BBQ 등의 대규모 투자 유치로 청주가 들썩이고 있다. 굵직한 투자 소식이 잇따르면서 그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던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17년 M15 공장 건설 효과 기대
15일 충북도와 청주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를 건립한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청주테크노폴리스에 자리잡은 M15 공장 인근 6만㎡ 부지에서 5년간 진행되며, 공장 건설과 생산설비 구축에 약 15조 원이 투입된다.
대규모 사업이 당장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는 소식에 지역 상인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2017년부터 2년간 M15 공장을 건설할 당시, 15조5,000억 원이 지역에 풀리면서 일자리가 늘고 상권이 살아나는 등 투자 유치 효과를 톡톡히 봤던 기억이 선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M15 공장 2차 생산설비 공사가 진행되면서 코로나19로 초래된 불황도 이겨낼 수 있었다. 현재 M15 공장 생산설비 공사에는 하루 7,000~8,000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덕분에 테크노폴리스는 물론 인근 봉명·하복대·비하동까지, 청주 서부지역 상가 대부분이 활기를 띠고 있다. 청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M15 생산설비 구축 공사에 M15X 건립 공사까지 가세하면, 반도체 증설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만 하루 1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에는 국내 굴지의 치킨 프랜차이즈인 제너시스BBQ가 청주 밀레니엄타운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제너시스BBQ는 밀레니엄타운 복합엔터테인먼트 구역에 총 2,000억 원을 들여 2027년까지 K-치킨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인 ‘BBQ월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업체 측은 “사람과 문화가 공존하는 첨단 테마단지로 구상 중”이라며 “BBQ월드가 열리면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치킨의 진수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밀레니엄타운은 충북도가 추진 중인 대규모 복합단지로, 쇼핑·문화·휴식·오락이 어우러진 복합엔터테인먼트 구역이 핵심 개발 공간이다.
K-바이오·K-반도체·K-푸드 아우른 3K 도시 구축
잇단 투자 유치로 자신감을 얻은 충북도는 여세를 몰아 롯데바이오로직스 공장을 청주 오송에 유치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에게 오송 투자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는 직접 작성한 편지에서 오송이 국내 바이오산업의 태동지이자 중심지라는 점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복지 국책기관과 바이오 연구기관, 기업들이 집적된 국내 최고의 바이오클러스터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공장 건립 후보지로 청주 오송과 인천 송도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는 1조 원대다.
청주가 대기업 투자처로 각광 받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요인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 중심에 자리한 청주는 사통팔달 교통망을 자랑한다. 국내 유일의 KTX분기역인 오송역을 기점으로 경부고속철도와 호남고속철도가 교차한다. 경부·중부 등 4개 고속도로망이 거미줄처럼 걸쳐 있고, 청주국제공항을 통한 하늘길도 열려 있다. 또 국내 바이오산업 메카로 자리 잡은 오송생명과학단지(흥덕구 오송읍)를 보유하고 있고, 신약·신물질 연구 필수시설인 차세대 방사광가속기(청원구 오창읍)가 건설 중인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충북도는 투자 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증설에 맞춰 태스크포스(TF) 추진단을 가동했다. 추진단은 청주시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을 총망라해 50명으로 꾸렸다. 추진단은 공장 준공 때까지 가동되며, 인·허가 업무를 돕고 용수·전기 등 인프라 지원과 반도체 인재 공급 업무도 맡는다.
최근엔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치를 위한 TF도 꾸려 업계 동향 파악에 나서는 등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원장은 “SK하이닉스의 신규 투자로 청주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의 거점으로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며 “청주가 반도체 공장 증설, BBQ랜드에 이어 롯데바이오까지 품으면 K-바이오, K-반도체, K-푸드를 아우른 ‘3K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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