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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쉽게 번 기업들 세금 더 내놔"… 유럽 195조 '횡재세'로 에너지 위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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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쉽게 번 기업들 세금 더 내놔"… 유럽 195조 '횡재세'로 에너지 위기 돌파

입력
2022.09.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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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이외 에너지원 발전업체의 초과 수익 환수
화석연료 기업의 초과 수익에도 연대 부담금
1,400억 유로 마련… 에너지 요금 경감에 투입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정례연설에서 에너지기업을 대상으로 한 '횡재세' 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로이터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정례연설에서 에너지기업을 대상으로 한 '횡재세' 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를 넘기 위해 ‘횡재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했다. 석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가만히 앉아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에너지기업으로부터 추가 세금을 거둬들여 겨울철 가계 에너지 요금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 정례연설에서 “전쟁 덕분에 기록적 수익을 얻는 것은 옳지 않다. 이윤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분배되고 전달돼야 한다”며 횡재세 법안을 공식 제안했다.

유럽 전력 요금은 발전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발전소를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현재는 천연가스 가격 급등 탓에 가스 발전소에 기준이 맞춰진 상태다. 이 때문에 가스 이외에 원자력이나 태양광, 풍력, 석탄 등을 활용하는 발전업체들도 평상시보다 높은 가격으로 에너지를 팔면서 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 EU는 이 업체들의 수익 상한을 1메가와트시(MWh)당 180유로(약 25만 원)로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익을 국가로 환수한다는 계획이다.

또 횡재세 법안 초안에는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기업에 별도로 ‘연대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올해 수익이 지난 3년간 평균 수익의 20%를 초과할 경우 그에 대해 추가 세금 33%를 걷겠다는 것이다. EU는 이러한 방식으로 1,400억 유로를 조달해 소비자들의 에너지 요금 부담을 낮추는 데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횡재세는 긴급하고 일시적인 조치”라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U는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횡재세 법안을 논의한다.

아울러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가스 가격 기준을 변경해 향후 유럽 에너지 시장을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현재 표준은 러시아산 가스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인데,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는 상황을 고려해 새로운 기준을 설정하자는 제안이다.

최근 EU 에너지장관들이 가스 가격 상한제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EU 집행위는 특정 공급업체들과 협상도 시작했다. 주요 가스 공급국인 노르웨이와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러시아가 벌이고 있는 전쟁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일 뿐 아니라 우리의 에너지 공급과 경제, 가치, 미래를 상대로 한 전쟁”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실패하고, 유럽이 용기와 연대를 기반으로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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