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
"특검·민간서 하는 조사볼 때 군사법원 없애도 될 듯"
"제대로 수사했음 딸 살아...장례식, 재판 끝내고 결정"
13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예람 중사의 빈소. 뉴스1
공군20전투비행단 성폭력 사건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는 14일 "군사법원을 일반 법원으로 다 바꿔야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군사법원, 군검찰, 군사경찰로 꾸려진 군사법체계의 "공고한 카르텔"로 인해 이 중사 관련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고인의 사건을 담당한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전날 직속 상관의 성폭력과 2차 가해, 군사법원의 부실 수사가 이 중사의 극단적 선택 원인이라고 결론내리고 1명 구속 기소,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아버지 이주완씨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특검팀의 100일간 수사에 대해 "100일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 중 3분의 2를 거짓 정보를 걸러내느라 소비했다"며 "공군의 초동수사와 그 이후 국방부의 수사가 부실한 가운데 이들에서 넘어온 자료도 다 은폐, 조작됐고 증거가 불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특검에서 고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이 전날 수사결과를 발표한 직후 이 중사 유가족과 군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군사법원, 군검찰, 군사경찰로 꾸려진 군사법체계 내에 존재하는 공고한 카르텔과 이들 사이에서 횡행하는 위법행위가 확인된 점, 그로 인해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이 기소되고 이 중사가 겪었던 2차 피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진 점은 주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하지만 "피의자 및 주요 참고인이 사건 당시 휴대전화를 폐기하거나 기록을 이미 삭제한 상태였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술을 회피하는 등의 현실적 한계로 인해 특검의 수사결과에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고 전했다.
공군20전투비행단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등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100일간의 수사 결과 발표를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뉴스1
이씨는 '이번 수사 결과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겠느냐'는 질문에 "특검이나 민간에서 하는 조사를 볼 떄 국방부에 남아 있는 군사법원을 없애도 되겠구나(였다), 이 말씀 이해하시겠나"고 반문했다.
그는 군사법원 무용론을 주장했다. 이씨는 "초창기에 민간법원이 바로 개입해서 민간경찰과 군사경찰이 협조해서 확인하고,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해서 바깥에 민간 검찰에 송치해 빠른 조사를 해야 했다"며 "그랬다면 무마 받고 회유하는 지휘관, 상관 없는 그런 (군사법원이 없는) 상황에서 재빠르게 기소하고 재판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법원을 일반 법원으로 다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반쪽짜리 고등군사법원은 민간으로 이양했지만, 보통군사법원에서 다루는 외부의 범죄, 사망 사건, 성폭력 문제, 심지어 안보나 스파이 같은 문제도 민간에서 충분히 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 공군에서 가해자 분리하고 피해자 보호하면서 제대로 수사했다면 모두 다 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故)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가 13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 중사의 빈소에서 특별검사수사팀의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이씨는 "예람이가 떠난 지 벌써 482일째다. 어려움을 겪은 81일까지 합치면 563일이 된다"며 "제대로 (수사)했으면 우리 예람이 살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장례식은 앞으로 이 재판이 다 끝나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이 중사의 부검은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한편 안미영 특검팀은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을 구속 기소하고, 이 중사의 직속 상급자였던 제20전투비행단 대대장 A씨와 중대장 B씨, 군검사 C씨, 성폭력 가해자인 전직 부사관 장모씨, 군사법원 소속 군무원 양모씨, 공군본부 공보담당 장교 D씨, 군 법무관 출신 변호사 E씨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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