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1일 부산의 식수 원수를 취수하는 경남 물금·매리 취수장 인근 낙동강이 녹조로 초록색을 띠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녹조가 퍼진 낙동강 유역의 수돗물에서 조류독소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환경부가 자체 조사를 벌여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반박했다. 환경부는 수돗물에 대한 불안과 사회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이달 중 시민단체 등과 함께 민관공동조사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환경부 "수돗물은 안전하다" 재차 강조
환경부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달 29일 낙동강 수계 10개 정수장(문산, 매국, 화명, 덕산, 마산칠서, 반송, 대산, 삼계, 구미, 고령)의 수돗물을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 세포 속 독소로, 간 손상과 복통·구토·설사 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앞서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부산·경남·대구·경북 등 낙동강을 취수원으로 두고 있는 지역의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민간전문가들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린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조사단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환경부는 이번 조사에서 환경부 고시에 의한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법(LC-MS/MS법)과 시민단체에서 활용한 효소 면역측정법(ELISA) 등 2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해 수돗물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LC-MS/MS법은 마이크로시스틴류 6종을, ELISA법은 총 마이크로시스틴 양을 바탕으로 검출 여부를 따진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낙동강 수계 정수장 수돗물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모두 검출되지 않은 반면, 강물 원수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 LC-MS/MS법으로는 10곳 모두에서(1L당 0.014~0.838㎍), ELISA법으로는 4곳(반송, 삼계, 덕산, 화명)에서 미국 환경보호청(EPA) 표시한계(1L당 0.3㎍) 이상으로 검출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는) 하천에 녹조가 있더라도 정수장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조류 차단막이나 정수 처리 과정 등을 거치면서 수돗물에서는 조류 독소가 검출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즉 정수 처리가 적절히 작용해 수돗물의 안전성은 확보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거듭된 수돗물 분석 결과 발표에도 시민단체가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만큼, 민간과 합동으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회의 요구도 있어서 (정부와 환경단체의) 공동 검증에 나설 예정"이라면서 "환경부와 환경단체, 중립적인 제3의 기관 등이 협의해 1, 2주 내로 계획을 세워 검증 방법과 시기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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