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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교권침해 사건으로 재점화된 학내 휴대폰 사용 논란...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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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교권침해 사건으로 재점화된 학내 휴대폰 사용 논란... 해법은?

입력
2022.09.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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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수업 시간에 교단 드러누워 휴대폰을 조작하고 있다. SNS 영상 캡처

충남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수업 시간에 교단 드러누워 휴대폰을 조작하고 있다. SNS 영상 캡처

초중고 학생들의 학교 내 휴대폰 사용을 두고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시작된 이 논란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잇따라 '학생의 기본권 존중'을 강조한 결정을 내리면서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 허용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최근 휴대폰의 무절제한 사용과 휴대폰을 이용한 성희롱 및 수업 방해 등 교권 침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교사의 수업권과 학생의 기본권 사이에 균형잡힌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남 중학교 사례, 휴대폰 사용 병폐 단면 보여줘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달 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충남의 한 중학교 수업 시간 영상이다. 이 영상에는 여교사가 칠판 앞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남학생이 교단에 드러누워 충전기가 연결된 휴대폰을 조작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충남도교육청은 당시 "학생이 선생님에게 휴대폰을 충전해도 되냐고 물었고, 선생님은 안 된다고 했는데도 학생은 이를 무시하고 충전했다"며 "충전기를 연결한 뒤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학생들이 교내에서 자유롭게 휴대폰을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교권 침해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①휴대폰 충전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고 ②휴대폰을 사용하면서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및 교사의 수업권이 침해됐으며 ③다른 학생은 이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교사의 인권이 침해됐으며 ④이를 SNS에 올려 교사의 명예까지 실추됐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영상 촬영해 모욕주거나 여교사 성희롱까지… 법정 다툼 비화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접수된 현장 교사들의 상담 사례를 보면 휴대폰 사용에 따른 교권 침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수업시간에 벨이나 알람이 울리는 경우, 쉬는 시간에 복도에 숨어 게임을 하다가 수업에 늦는 경우는 양호한 수준이다. 교사의 수업 장면이나 학생 지도 모습을 몰래 촬영해 SNS에 올리면서 모욕을 주거나 수업 시간의 사소한 농담이나 실수를 녹음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여자 화장실이나 계단에서 여교사를 상대로 한 불법 촬영 등 성폭력·성희롱이 버젓이 행해지기도 한다. 휴대폰 사용을 막으려는 교사는 욕설을 듣거나 모욕, 폭행까지 당하기 일쑤다.

심지어 교사들은 법정 다툼까지 감내해야 한다. 2020년 경기 부천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몰래 휴대폰을 사용한 A군을 나무란 40대 교사 B씨는 신체적 폭행까지 당했다. A군은 교실에서는 물론 교무실에서까지 B교사에게 수차례 욕설을 했고, B교사의 몸을 벽에 강하게 밀어붙이기도 했다. B교사는 A군을 신고했고, 이 사건은 1심 이후 항소를 거쳐 2심 판결까지 나온 상태로, 2심 재판부는 A군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학생 손 들어주는 인권위… '진퇴양난' 교사들

이처럼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에 따른 교권 침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인권위는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해 10월 학교에서 휴대폰을 강제수거하는 것을 인권 침해로 판단했고, 11월에는 쉬는 시간 휴대폰 사용 금지가, 올해 8월엔 고교 기숙사 내 휴대폰 사용 제한이 학생의 기본권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잇따라 결정했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지난 2018년 조사에서 교사들의 97%가 학생들이 자유롭게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지만, 인권위 결정이나 교육 정책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교사들은 휴대폰을 사용한 학생에 대해 참고 넘어가도, 다른 학생이나 학부모가 수업권 방해로 민원을 제기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교칙 일방 통보 대신 학생 참여해 사용 수칙 만들어야"

교총은 이 문제와 관련해 먼저 데이터를 확보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학교 내 휴대폰 소지·사용에 대한 국가적 통계는 2013년 이후 실시되지 않았다. 또 교권 침해 사례 중 휴대폰과 관련된 사안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통계도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친 해법보다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논의해 휴대폰 사용 수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학교가 일방적으로 휴대폰 관련 규칙을 정해서 통보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반발을 피할 수 없었다"며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터놓고 얘기하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학급, 학교 차원의 사용 수칙과 제재 방안을 마련한다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규칙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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