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8월 1일 67일간 부화부터 이소까지 담아
대나무 숲 안쪽에 둥지 트는 습성 탓 관찰 어려워
여름철새 황로 새끼가 부화해 둥지를 떠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카메라에 처음으로 포착됐다. 대나무 숲 위쪽에 둥지를 트는 백로와 달리 황로는 대나무 숲 안쪽에 둥지를 트는 습성이 있어 관찰이 어려운 철새로 알려져 있다.
울산시는 태화강 삼호철새공원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를 통해 관찰한 황로 새끼의 67일간 성장과정을 담아 13일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 5월 16일 나뭇가지 너머 둥지에서 황로 암수가 교대로 5개의 알을 품고 있는 모습부터 시작된다. 이어 6월 5일 2마리, 6월 7일 2마리, 6월 9일 1마리가 부화에 성공한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황로 부화기간이 평균 23일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알을 낳은 시기는 5월 12~14일로 추정된다.
부화 이후에도 암수 황로는 6월 20일까지 체온 유지를 위해 새끼들을 교대로 품으며 물고기와 개구리 등의 먹이를 부지런히 날랐다. 새끼들의 솜털이 굵은 깃털로 바뀔 즈음 어미새는 둥지를 벗어나 먹이를 줄 때만 찾아왔다. 부화 후 30일째 되던 7월 5일, 새끼 중 2마리는 둥지 옆 나뭇가지로 오르면서 둥지를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비행법을 익힌 어린 새들은 먹이를 먹을 때만 둥지를 찾았다.
7월 27일부터는 어미새가 사냥한 먹이를 들고 이소(새끼가 자라 둥지에서 떠나는 일)를 유도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지난달 1일부터는 이런 모습이 관찰되지 않아 7월 31일 완전히 둥지를 떠난 것으로 판단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대나무 숲 중간에 둥지를 트는 황로 번식과정에 대한 관찰기록은 공개된 자료가 없을 정도로 보기 드문 과정”이라며 “이번 영상은 울산국제철새도시 홍보와 교육자료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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