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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민심 회초리 맞고도 여전히 '네 탓'인가

입력
2022.09.13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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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기소와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발의로 극한으로 치달은 여야 대립이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여야는 각자 ‘추석 민심은 우리 편’이라며 사정 정국을 공고히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연휴 중 급식봉사를 하고 이 대표는 “기초연금 40만 원 인상”을 밝히며 민생 행보를 과시했으나 돌파구가 되지 않고 있다. 국민 눈에는 어느 쪽도 나을 게 없는, 한심한 정치권이다.

민주당은 12일 추석 민심을 전하는 기자회견에서 “사상 초유이자 역대 최악의 야당 대표 선거법 기소를 자행했다”(조정식 사무총장)고 비판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면죄부가 줄을 잇고 있다. 국민이 정서적 저항을 시작했다”(박범계 의원)고 특검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특검 지지가 62.7%(MBC), 55%(SBS)로 높게 나타나 민주당은 더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어떤 불의에도 타협하지 않고 엄정한 법 집행으로 민생을 지키겠다”며 사정을 정당화했다. 정기국회도 이런 네 탓 공방만 가득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 한탄스럽다.

멈출 줄 모르는 국민의힘 갈등도 꼴사납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 올라가서 한 번은 당선이 돼야 할 것 아닌가"라고 이준석 전 대표를 꼬집었고, 이 전 대표는 SNS에 개 사진과 함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글을 올려 새 비대위를 조롱했다. 이 전 대표의 네 번째 가처분신청으로 비대위 운명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민심은 여야 모두에 책임을 묻고 있다. 특검 지지가 높지만, 이 대표 수사 또한 정당하다는 시각이 많다(52.3%, 50.3%). 여론과 별개로, 수사를 앞세운 벼랑 끝 대치는 민생을 잊게 만들고 여야의 흠집만 키울 것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한다”며 “조속히 영수회담을 열어 쌍특검이라도 합의하라”고 했다. 정치권은 사정 정국이 남길 상처를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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