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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만난 부모님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중심 잡기 어려워한다면…

입력
2022.09.1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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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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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라져 처음 맞는 추석 명절이다.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만난 부모님이 전과 달리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중심 잡기를 어려워한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다. 아직까지 소실된 뇌세포를 정상으로 회복하는 치료법은 없기에 조기 진단으로 병 진행을 되도록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유달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파킨슨병을 알아본다.

◇손발 움직임 느려지고 뻣뻣해진다면

파킨슨병은 우리 뇌 속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발생한다. 퇴행성 질환의 특성상 서서히 증상이 악화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띄는 증상이 많아진다.

주로 고령층에서 발생하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파킨슨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운동장애가 점점 진행돼 걷기가 힘들어지고 일상생활도 전혀 할 수 없을 지경이 된다.

파킨슨병은 아주 천천히 진행되기에 병이 언제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아채기 어렵다. 대표적인 운동 증상은 △손발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증(徐動)’ △가만히 있을 때 손이나 다리, 턱이 떨리는 ‘진전(振顫)’ △몸이 뻣뻣해지는 ‘경직’ △걸을 때 중심 잡기 어려워하는 ‘자세 불안’이 있다.

이 밖에 우울감, 잠꼬대, 후각 저하, 변비, 피로감, 통증 등 다양한 비(非)운동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무표정해지고 글을 쓸 때 글자 크기가 점차 작아지거나 말할 때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도 증상이다.

유달라 교수는 “파킨슨병 진단에는 전문의를 통한 환자들의 특징적 증상에 대한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검진이 가장 중요하다”며 “진단을 위해 시행하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는 대부분 보조적인 수단으로 파킨슨병과 혼동될 수 있는 다른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진행된다”고 했다.

◇꾸준히 운동하면 증상 호전

파킨슨병 치료는 △운동ㆍ재활 치료 △약물 치료 △수술 치료로 나눌 수 있다. 파킨슨병은 서서히 운동 기능이 악화되므로 규칙적인 운동이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필수다. 30분 이상 걷기, 실내 자전거, 수영 등 환자가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가볍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약물 치료를 뒤로 미루기도 한다. 다만 병 진행 및 약물 치료 필요성에 대한 확인을 위해 전문의의 진료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 약물로는 두뇌에서 도파민으로 작용하는 전구 물질(레보도파)과 도파민 분해를 억제하거나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보조 약물을 사용한다.

현재 사용하는 어떤 치료 방법도 소실된 뇌세포를 정상으로 회복할 수 없다. 하지만 적절한 약물 치료는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꾸준한 운동을 수월하게 만들고 질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약물로 조절하기 어려우면 수술 고려해야

파킨슨병은 수술로 증상을 호전될 수 있는 유일한 퇴행성 질환이다. 뇌심부자극술이 대표적이다. 양쪽 뇌에 전극을 넣고 지속적으로 약한 전기 자극을 제공해 치료 효과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약 용량을 줄일 수 있다. 환자 뇌에 전극을 넣고 장기간 유지 관리해야 하므로 주의해야 하지만 약물로 조절하기 어렵게 되면 담당 의사와 상의해 택할 수 있다.

유달라 교수는 “파킨슨병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꾸준히 운동하면 장기적으로도 좋은 경과를 보인다”며 “다만 중기 이후 단계의 파킨슨병 환자는 넘어지기 쉬우므로 화장실 등 좁은 공간에서 넘어져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유 교수는 “걸려 넘어지기 쉬운 물건들이나 넘어지면서 부딪혀 다칠 수 있는 가구 등은 환자가 주로 다니는 길목에서는 치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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