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성공에 노력" 국민의힘 원내대표직 사퇴
"이준석, 연이은 가처분 소송으로 당 위기·혼란 확대"
"李 잠적 때 묵묵히 당 지킨 청년들에게 기회 줘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원내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여권 실세인 장제원 의원이 지난달 31일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한 데 이어 권 원내대표가 선출 5개월 만에 물러나기로 하면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2선 후퇴'가 현실화했다. 권 원내대표는 향후 행보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돼 온 만큼 차기 전당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성동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원내대표로서 할 일 있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작심한 듯 그동안 참았던 말들을 쏟아냈다. 특히 “저는 사퇴의 뜻을 굳힌 지 오래됐다. 그러나 이제야 뜻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당헌ㆍ당규 개정과 새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사퇴 선언이 늦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자신이 주고받은 ‘내부 총질’ 문자 노출이 비대위 체제 전환의 도화선이 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경위야 어쨌든 간에 부주의로 노출된 잘못은 인정한다”면서도 “정치인도 사생활이 있다. (언론이) 금도를 넘어선 게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 잠적 때 묵묵히 당 지킨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 줘야”
대신 당 내홍의 1차적 책임이 이준석 전 대표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의 연이은 가처분 소송은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며 “당헌·당규의 빈 곳을 파고들어 '정치의 사법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선 당시 이 전 대표 ‘가출 사태’도 다시 소환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잠적했을 때, 젊은 참모와 실무진들은 묵묵히 당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세대 포위론’을 내세웠던 이 전 대표보다 청년보좌역 등 당의 다른 청년 정치인이 대선 승리에 더 큰 공헌을 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더 많은 발언권과 기회를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향후 이 전 대표와 대척점에 서 있는 국민의힘 내 청년정치 세력 규합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어떤 역할 할지 천천히 생각...선명하고 단단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자"
권 원내대표는 향후 행보에 대해선 “대선 때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며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천천히 생각할 계획”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앞으로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 보수정당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백의종군의 뜻을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도 "후임 지도부는 우리 당이 더욱 선명하고 더욱 단호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내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선명한 보수'의 기치를 내건 만큼, 차기 전당대회에서 권토중래를 도모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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