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독일 루브민에 위치한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관. 루브민=A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유에 이어 가스에도 가격 상한제 도입을 검토한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에 동참하는 나라에 원유와 가스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러시아가 엄포를 놓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극악무도한 전쟁을 벌일 수 있게 하는 러시아의 수익을 끊어야 한다"며 "최종수단으로 오는 9일 EU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이미 러시아 원유에 대해 오는 12월 5일부터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고, 주요 7개국(G7)도 이에 맞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돈줄을 조이고, 에너지 가격을 낮춰 안정적 공급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원유 가격 상한제에 참여하는 국가에는 석유나 가스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에너지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간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에너지를 무기화한 건 러시아가 먼저였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제재를 받게 된 러시아는 보복 차원에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줄여왔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독일 등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보내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공급량을 점차 줄이다 이달 5일 아예 공급 중단을 통보한 바 있다.
한편 서방과 러시아 간 중재자로 존재감을 키워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EU의 러시아 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 추진에 대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도발적 정책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가 러시아를 공격할 때 러시아는 모든 수단과 무기를 사용하게 된다"며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뿌린 대로 거둔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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