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까지 354편 상영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음 달 5일 영화의 바다를 향해 27번째 출항에 나선다. 71개국 354편이 부산시 7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14일까지 명멸한다. 부산영화제 측은 7일 오후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 개막작과 폐막작, 주요 상영작, 주요 행사 등을 공개했다.
개막은 이란 영화 ‘바람의 향기’가 알린다. 신예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로 이란 외딴 마을에 사는 하반신마비 아버지와 전신마비 아들의 사연을 담았다. 모하게흐 감독은 데뷔작 ‘아야즈의 통곡’으로 2015년 부산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최고상(뉴커런츠상)을 수상했다. 뉴커런츠 부문은 아시아 신인 감독 발굴을 위해 만들어졌다. 허문영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모하게흐 감독은 부산영화제와 영화 이력을 함께해온 아시아 차세대 영화인”이라며 “‘바람의 향기’는 작고 고요한 영화이지만 규모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감동과 울림이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폐막작은 일본 영화 ‘한 남자’다. 죽은 남편의 정체가 자신이 알던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여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유명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이시가와 게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가 재일동포 변호사로 출연했다.
거장들의 새 영화들이 눈에 띈다. 미국 노아 바움백의 ‘화이트 노이즈’, 제임스 그레이의 ‘아마겟돈 타임’, 프랑스 알랭 기로디의 ‘노바디즈 히어로’, 클레르 드니의 ‘칼날의 양면’, 프랑수아 오종의 ‘피터 본 칸트’, 아르노 데플레솅의 ‘브라더 앤 시스터’, 이탈리아 다리오 아르젠토의 ‘다크 글래시스’, 이란 자파르 파나히의 ‘노 베어스’, 루마니아 크리스티안 문쥬의 ‘R.M.N.’, 멕시코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 등이 국내 첫 상영된다.
주요 영화제 수상작들을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슬픔의 삼각형’, 심사위원대상작인 ‘클로즈’, 각본상 수상작인 ‘보이 프롬 헤븐’, 여자배우상을 받은 ‘성스러운 거미’ 등을 볼 수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를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는 ‘온스크린’ 부문은 올해도 이어진다. 이준익 감독의 ‘욘더’, 일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한국에서 만든 드라마 ‘커넥트’, 덴마크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킹덤 엑소더스’ 등 9편이 상영된다. 남동철 부산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올해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심혈을 기울여서 준비했다”며 “일본 신예 감독을 소개하는 ‘일본 영화의 새로운 물결’, 다큐멘터리의 새 경향을 다룬 ‘21세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시선’ 부문을 특히 눈여겨봐 달라”고 말했다.
아시아 영화 발전에 공헌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아시아영화인상은 홍콩 유명 배우 양조위(梁朝偉ㆍ량차오웨이)가 받는다. 허 위원장은 “양조위는 1989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비정성시’ 이래 30년 넘게 전 세계 영화팬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우리 시대 주요 영화인 중 한 명”이라며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양조위는 개막식에 참석해 상을 받게 된다. 부산영화제는 양조위 출연작으로 이뤄진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를 열고 6편(2046, 동성서취, 무간도, 암화, 해피투게더, 화양연화)을 상영한다. 남 수석프로그래머는 “양조위가 직접 선정한 영화들”이라며 “이 중 2편은 상영할 때 양조위가 관객과 만난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 해제로 3년 만에 온전한 형태로 펼쳐진다. 코로나19로 중지됐던 행사는 모두 되살아난다.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 아시아영화펀드(ACF) 등 아시아 영화 지원 프로그램이 재개되기도 한다. 허 위원장은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서의 역할을 3년 만에 하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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