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표집평가로 실시하는 국가기반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올해 처음으로 컴퓨터 기반 평가가 도입됐는데, 서버가 먹통이 되면서 접속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7일 고교 2학년 대상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표집평가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해 이날 평가를 취소하고 추후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평가원에 따르면 이날 전국 212개 학교에서 1만323명의 고2 학생이 오전 9시부터 시험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선 교사 계정 로그인이 되지 않아 시험 시작 자체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은 시스템 복구 후 시험을 시행하려 했으나 단위 학교의 학사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표집평가 환경의 일관성 유지 등을 이유로 오전 10시 43분쯤 문자 메시지를 발송, 평가 시행 중단을 통보했다. 평가원 측은 지난달 28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개별 학생의 최적화 코드를 추가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시스템 안정성에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평가원은 지난해 9월부터 총 8차례에 걸쳐 예비시행 테스트와 부하 테스트 등을 진행해 최대 2만5,000명이 동시 접속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전 점검에도 불구하고 시험 당일 문제가 발생하면서, 향후 컴퓨터 기반 평가의 안정적 시행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평가원 측은 컴퓨터 기반 평가를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당초 6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태풍 '힌남노' 때문에 연기된 중3 대상 학업성취도 평가와 이날 취소된 고2 평가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협의를 거쳐 시행 날짜를 다시 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달 13일부터 학교 희망에 따라 자율적으로 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역시 예정대로 추진된다. 평가원은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의 최대 동시 접속 인원을 1만5,000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주 전 사전 신청을 받아 1만5,000명이 넘을 경우 클라우드 시스템을 확장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가원의 시기자 교육평가본부장은 평가 취소와 관련해 "학교 현장에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원인을 면밀하게 파악해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논평을 통해 "일제식 진단평가가 가지고 온 대참사"라며 "정부는 교사와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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