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은 키우고 가격은 낮추고
고물가 시대, 실속형 제품 출시
맥주 페트병이 더 커진다.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와 2위 하이트진로가 가정용 시장을 겨냥해 나란히 2L 대용량의 맥주 페트 제품을 출시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달 26일부터 전국 슈퍼마켓을 통해 2L 용량의 '카스 2.0 메가 페트'를 팔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한다. 하이트진로도 이날 1.9L 용량의 테라 페트를 출시해 전국 대형마트, 슈퍼마켓에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다. 이로써 두 회사의 대용량 페트 제품군은 1L, 1.6L를 포함해 총 3종으로 늘어났다.
큰 맥주를 출시하면서 두 회사 모두 강조한 건 다름 아닌 가성비다. 두 제품 모두 용량은 약 400ml 늘었지만 가격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오비맥주의 경우 슈퍼마켓 기준으로 카스 1.6L 페트는 5,700원에 판매한다. 이 기준으로 따지면 2L 페트의 가격은 7,120원이 돼야 하지만, 오비맥주는 6,700원에 유통하고 있다. 1.6L 페트보다 420원 저렴한 셈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기존 제품과 비교해 한 잔 이상 맥주가 더 나오는 가성비 높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외식 수요가 풀린 상황에도 두 회사가 마트에서 팔리는 페트병 제품을 강화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고 가을, 겨울 재확산 우려도 나오고 있어 가정용 시장에 손을 놓을 수 없다는 속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정용 시장과 외식용 시장의 맥주 매출 비중은 6대 4로 가정용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시장 매출 비중이 더 높았던 코로나19 이전으로 수요가 온전히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음료, 생수 등 2L 이상 대용량 제품 종류가 늘어나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올여름 버드와이저 740ml 대용량 캔맥주가 편의점 할인행사에서 품절 대란을 빚는 등 국내에서도 실속형 소비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고물가로 가성비 높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커지고 있어 대용량 페트를 내놨다"며 "합리적 가격과 편의성을 강조해 가정용 시장을 공략해나갈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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