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수해연구회 20년 수해예방 활동 괴물 태풍 꺾어
"천재지변 예방 노력한 만큼 피해 줄일 수 있어"
유비무환이 통(通) 했다.
전국 최대 상습 수해지역인 경주시 안강읍이 태풍 힌남노에도 인근 지역인 강동면과 천북면 등에 비해 홍수 피해를 크게 줄인것으로 나타났다. 22년전 부터 마을 지킨 주민들의 유비무환 정신이 빛났다.
안강읍은 1959년 태풍 사리호 때 마을을 가로지르는 칠평천 제방이 붕괴되면서 안강 전지역이 물바다가 되어 재산피해는 물론이고 150여명이 사망한 지역이다. 1991년에는 태풍 글래디스로 읍 소재지 전체가 황토색 물바다를 이루는 등 전국 최대 상습 수해지역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런 안강읍이 상습 피해지역이라는 오명을 떨치는데는 지난 2001년 지역의 몇몇인사들이 '우리지역의 수해는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형산강 유역 안강수해대책연구회'를 발족하고 부터다.
30명으로 구성된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운영경비를 부담하면서 삽과 수해복구 장비를 마련하고 우리나라 방재예방 최고 권위자인 영남대 지홍기 명예교수를 고문으로 모시고 고질적인 수해 구역을 일일이 현장답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나갔다.
회원들은 조사보고서를 국가하천 관할기관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경북도 등을 방문해 전달하고 현장을 동반 방문하는 등 원천적인 수해 방지에 발벗고 나섰다.
해당 관청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의견제시에 공감했다. 과거 120m에 불과했던 강동면 유금리 산을 절개해 형산강의 협착부를 180m로 확장했고, 안강읍과 연결되는 형산강 하천유역에 배수펌프를 10개소 설치하는 등 홍수예방사업을 지원했다.
이밖에도 형산강 하류지역 불법 경작지 42만9,752㎡ 를 철거하고 이곳에 대대적인 준설공사를 펼쳤다. 이로써 상습적으로 안강읍내로 범람하던 형산강의 물길이 정상적으로 흐르면서 최근 몇년사이 해마다 불어닥친 태풍을 견뎌냈다.
최근 힌남노 태풍때도 전체 회원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간에는 제방 범람 의심지역을 예찰하고 본격적으로 비가 내린 6일 밤부터는 전체 회원들이 조편성을 하고 제방을 시간차를 두고 순찰에 나서는 등 24시간 재해예방에 나섰다.
주민 김성순(53)씨는 "어릴때 부터 태풍만 불면 불안에 떨면서 밤잠을 설쳤는데 20여년전 주민들로 결성된 수해연구회가 창립되면서 수해의 공포에서 벗어날수 있었다"며 "최근 몇년 사이에 수해 피해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중길 안강수해연구회장은 "천재지변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완전히 해결할 수 없지만 노력한 만큼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며 "앞날에 닥칠지 모를 재난에 대비하고 예방에 최선을 다한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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