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신규 생산 공장 'M15X' 조기 착공
"2025년 반도체 경기 반등 예상한 선제 투자"
6월 보류 결정한 M17 신규 공장과는 별개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 공장 증설에 나선다. 반도체 경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2025년 이후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생산 능력을 키우는 쪽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SK하이닉스는 6일 미래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인 'M15X'를 짓는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5년 동안 M15X 공장 건설과 생산 설비 구축에 총 15조 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미 확보한 부지에 M15의 확장 팹(생산 공장)인 M15X를 예정보다 앞당겨 착공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다음 달에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부지에 M15X 건설 공사를 시작한다. 2025년 초 완공이 목표다. M15X는 복층 구조로 기존 청주의 2개 공장(M11, M12)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 M15X에서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는 추후 시장 상황에 맞춰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공장 건설은 SK하이닉스가 6월 29일 이사회에서 보류한 청주 M17 공장 신규 건설과 별개다. SK하이닉스 M17 공장은 반도체 시황 등 경영 환경을 고려해 착공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이번 투자 결정은 몇 년 안에 다시 반도체 호황기가 올 것이라는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 여파와 경기 침체 등으로 당분간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겠지만, 2024년 이후에는 회복세를 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2025년부터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으로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늘릴 수 있게 새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과거에도 위기가 정점에 달하는 시점에 생산 능력 증설에 나서는 '역발상 투자'로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 왔다. 반도체 업계 투자 축소 분위기가 이어졌던 2012년 회사는 적자 상태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10% 이상 투자를 늘려 그해 연말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2015년에도 경기가 안 좋은 시점에 이천 M14를 건설해 2017년부터 2년 동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번 결정이 2012년 SK그룹 편입 후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뜻한다는 해석도 내놨다. SK그룹은 당시 '미래비전'을 통해 2014년부터 총 46조 원을 투자해 이천 M14를 포함한 모두 3개의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는데, 2018년 청주 M15, 2021년 이천 M16을 차례로 준공하며 미래 비전을 앞당겨 달성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면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다가올 10년을 대비해야 하며 M15X 착공은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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