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검증위 6개월 조사 결과 발표
"카카오T 배차 알고리즘 차별성 없다"
"단거리 수락률은 영업 방식 차이"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T' 배차 알고리즘 검증에 나선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가 "배차 알고리즘에 어떤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배차 알고리즘은 카카오T 응용소프트웨어(앱) 이용자가 택시를 호출할 때, 택시 기사에게 승객을 연계해 주는 시스템이다. 다만, 위원회는 가까운 거리에서는 택시가 안 잡히는 이유 중 하나로 목적지를 확인할 수 있는 비가맹 택시 기사들이 '호출 골라 받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검증은 카카오T가 ①가맹 택시와 비가맹 택시 간 배차량을 차별한다는 택시업계의 불만과 ②장거리 운행과 단거리 운행 간 배차 차별이 발생한다는 소비자들의 의심을 검증하기 위해 이뤄졌다. 가맹 택시는 카카오T에 일정 부분 수수료를 내는 대신 서비스 이용료를 최대 3,000원까지 더 받을 수 있고, 비가맹 택시는 무료로 승객 중계를 받을 수 있다. 단, 가맹 택시는 기사가 목적지 정보를 알 수 없는 반면, 비가맹 택시는 목적지 정보를 알 수 있다.
"카카오T 알고리즘에 차별적 요인 없다"
6일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①배차 로직(과정) ②소스코드(배차로직 적용방법) ③소스코드와 서버 운영 일치성 ④배차 실적 데이터 기반 배차 로직 운영 현황 등 네 가지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카카오T 배차 알고리즘 검증 결과 알고리즘에서 차별적 요인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T 배차는 승객이 택시를 부르는 즉시 대기 중인 모든 가맹·비가맹 중형 택시를 검색한 뒤 인공지능(AI)을 통해 호출 수락 가능성이 높은 택시에 먼저 배차를 추천한다. 하지만 해당 택시가 이를 거부할 경우 인근 모든 택시기사들에게 반복적으로 호출한다.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장인 김현 한국교통대 교수는 "카카오T 택시 배차 알고리즘에는 가맹 택시와 비가맹 택시 간 차별이 없었고 단거리, 장거리 등 거리에 따른 배차 차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비가맹 택시, 장거리 배차 선택 가능"
다만 위원회는 가맹 택시와 비가맹 택시 간 영업실적 차이와 단거리 배차 수락률이 낮은 이유의 원인으로 '택시 유형 간 영업 방식 차이'를 지목했다. 통계적으로 목적지 확인이 불가능한 가맹 택시들은 거리에 상관없이 배차를 수락하지만, 목적지 확인이 가능한 비가맹 택시들은 단거리 배차 수락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비가맹 택시들이 일종의 '호출 골라 받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T 앱 가입 택시는 약 23만 대 규모인데, 이 가운데 가맹 택시는 3만6,000대 수준이다.
김 교수는 "4월 한 달간 17억 건의 호출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가맹 택시와 비가맹 택시 모두에 충분한 배차 기회가 제공됐다"면서 "다만 여러 이유로 비가맹 택시의 배차 수락률이 낮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향후 카카오T 호출 승객과 택시업계, 학계 등 사회적 의견을 종합적으로 모아 카카오T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최종보고서를 발간할 방침이다.
다만 위원회의 검증 결과에도 배차 차별에 대한 사회적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2020년 12월 기준 카카오T 가맹 택시와 비가맹 택시의 호출 건수는 가맹 택시가 7배 많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고민 역시 깊어질 전망이다. 위원회 조사 결과 배차 알고리즘에는 차별이 없다고 결론 났지만 비가맹 택시들의 '단거리 배차 거부'는 위원회가 인정한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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