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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우디 방문에도 오펙 플러스는 감산… 백악관 파장 수습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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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우디 방문에도 오펙 플러스는 감산… 백악관 파장 수습 '진땀'

입력
2022.09.0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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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펙 플러스, 10월 하루 원유 생산량 10만 배럴 감축
국제 유가 90달러 육박… 바이든 "필요 조치 취할 것"

3D 프린터로 만든 석유 시추 기계가 2020년 OPEC 회의장에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3D 프린터로 만든 석유 시추 기계가 2020년 OPEC 회의장에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직접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왔음에도 산유국들은 다시 감산을 결정했다. 곤혹스러워진 백악관은 “에너지 공급 안정화”를 강조하며 적극 대응을 예고했으나, 사우디 방문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OPEC+)는 5일(현지시간) 월례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10월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1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며 “경기침체 우려로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오펙 플러스는 9월 하루 10만 배럴 증산을 합의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원유 생산량은 8월 수준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배럴 당 90달러에 근접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2.24% 상승한 배럴당 88.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는 장중 한때 9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전거래일보다 2.38% 상승한 배럴당 95.2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백악관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성장을 지지하고 미국과 전 세계 소비자를 위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에너지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민들은 이번 여름에 기름값이 내려가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기름값은 12주 연속 내려갔는데 인하 속도도 10년 사이 가장 빨랐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왼쪽) 대통령이 7월 1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3 정상회의'에 참석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나란히 앉아 있다. 제다=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대통령이 7월 1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3 정상회의'에 참석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나란히 앉아 있다. 제다=로이터 연합뉴스

백악관이 오펙 플러스의 감산 결정에 이례적으로 성명까지 낸 것은 이 문제가 미칠 정치적 파장 때문이다. 그동안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책임을 물어 사우디를 왕따시키겠다고 공언해 왔던 바이든 대통령은 소신을 굽히고 7월 사우디를 전격 방문했다. 유가가 치솟고 경제 위기가 심화하자 원유 증산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인권을 외면한다”는 지적에도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주먹 인사’까지 나눈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산유국이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기대했으나,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 산유국들은 원유 증산에 미온적이었고, 오펙 플러스는 9월 증산 규모를 오히려 전달보다 줄였다. 빈손으로 돌아온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왜 갔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더구나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에 오펙 플러스가 10월 증산 감축 계획까지 내놓자 백악관은 발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장 피에르 대변인은 미국 및 동맹국이 전략비축유 방출 등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 공급을 강화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내 원유 생산은 연초보다 하루 50만 배럴 이상 늘어났으며 연말까지는 10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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