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폴 매카트니, 퀸, AC/DC도 그를 추모하기 위해 뭉쳤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폴 매카트니, 퀸, AC/DC도 그를 추모하기 위해 뭉쳤다

입력
2022.09.05 18:30
수정
2022.09.05 18:40
24면
0 0

3일 영국 런던서 푸 파이터스 멤버 테일러 호킨스 추모 공연 열려

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테일러 호킨스 추모 콘서트'에서 푸 파이터스 멤버들이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동료인 호킨스를 추모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테일러 호킨스 추모 콘서트'에서 푸 파이터스 멤버들이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동료인 호킨스를 추모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 퀸의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 AC/DC의 브라이언 존슨, 메탈리카의 라스 울리히, 오아시스의 리엄 갤러거 등 전설적인 록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엘튼 존, 빌리 아일리시, 건스 앤 로지스의 슬래시와 더프 매케이건, 플리트우드 맥의 스티비 닉스 등은 영상을 통해 등장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단 한 명의 연주자를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3월 월드 투어 도중 5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미국 록 밴드 푸 파이터스의 드러머 테일러 호킨스.

3일(현지시간) 9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이 호킨스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관객들로 가득 찼다. 푸 파이터스와 호킨스의 가족이 마련한 ‘테일러 호킨스 추모 콘서트’는 이날 웸블리 공연 후 출연진을 일부 바꿔 이달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기아 포럼에서 다시 열린다. 웸블리 공연은 미국에선 파라마운트 플러스를 통해 생중계됐고 글로벌 시청자들을 위해 MTV 유튜브 채널로도 스트리밍 서비스됐다.

공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무대에 오른 푸 파이터스의 데이브 그롤은 “테일러! 테일러!”를 연호하는 관객들에게 “오늘밤 우리의 친구이자 동료이며 형제인 테일러 호킨스의 삶과 음악, 사랑을 기리기 위해 모였다”며 “개인적으로 그를 알았던 사람이라면 세상에 그 누구도 호킨스만큼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들고 웃게 하고 춤추고 노래하도록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대한 사람을 위한 거대한 밤을 선사하기 위해 그의 가족들, 친구들, 그가 좋아했고 영감을 받았던 음악 영웅들이 모였으니 그가 우리를 들을 수 있도록 노래하고 춤추고 울고 웃고 소리 지르자”라며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테일러 호킨스 추모 콘서트'에서 영국 록 밴드 퀸의 브라이언 메이가 'Love of My Life'를 연주하고 있다. 스크린 속 흑백 사진이 푸 파이터스의 멤버로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테일러 호킨스다. 유튜브 캡처

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테일러 호킨스 추모 콘서트'에서 영국 록 밴드 퀸의 브라이언 메이가 'Love of My Life'를 연주하고 있다. 스크린 속 흑백 사진이 푸 파이터스의 멤버로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테일러 호킨스다. 유튜브 캡처

영국 밴드 오아시스 출신의 리엄 갤러거가 ‘Rock’n’roll Star’와 ‘Live Forever’를 부르며 불을 붙인 이날 공연은 한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의 스타들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디스코 펑크(funk)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는 얼터너티브 록 밴드 제인스 어딕션의 베이시스트 크리스 채니,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의 조시 호미, 브릿팝 밴드 슈퍼그래스의 가즈 쿰스와 호킨스의 우상이었던 데이비드 보위의 곡들을 연주했다.

무대에 오른 사람들의 대부분은 호킨스와 평소 친분이 있었거나 호킨스가 좋아했던 연주자들이었다. 호킨스가 푸 파이터스 활동과 별개로 결성했던 밴드들인 셰비 메탈과 테일러 호킨스 앤드 더 코테일 라이더스도 무대에 올랐고, 호킨스와 아버지가 가까이 지내는 걸 오랫동안 지켜봤던 그롤의 딸 바이올렛도 마이크를 잡았다.

2019년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 당시의 테일러 호킨스. 호킨스의 사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물 과다 복용으로 추정된다. AFP 연합뉴스

2019년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 당시의 테일러 호킨스. 호킨스의 사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물 과다 복용으로 추정된다. AFP 연합뉴스

호킨스는 퀸의 열렬한 팬이었다. 푸 파이터스 공연 도중 드럼 세트에서 내려와 종종 마이크를 잡을 때도 그는 주로 퀸의 곡을 노래했다. 호킨스를 위해 퀸의 메이와 테일러가 무대에 올라 ‘Somebody to Love’ ‘Under Pressure’ 등을 연주했다. ‘Love of My Life’를 연주하기 전 메이는 “이 곡을 쓴 프레디 머큐리도 호킨스를 추모하는 데 이 노래를 쓰는 것에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막바지엔 예정에 없던 깜짝 손님이 등장해 관객을 놀라게 했다. 폴 매카트니였다. 매카트니는 호킨스 사망 직후 소셜미디어에 그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당신은 진정한 로큰롤 영웅이며 언제나 내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쓴 적이 있다. 매카트니는 비틀스 시절 곡들인 'Oh Darling'과 'Helter Skelter'를 불렀다.

폴 매카트니가 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테일러 호킨스 추모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매카트니 출연은 미리 예고되지 않은 깜짝 공연이었다. 유튜브 캡처

폴 매카트니가 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테일러 호킨스 추모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매카트니 출연은 미리 예고되지 않은 깜짝 공연이었다. 유튜브 캡처


장장 6시간에 이르는 대장정의 하이라이트는 푸 파이터스의 공연이었다. 퀸에 이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푸 파이터스는 100분가량 자신들의 대표곡들을 연주했다. 호킨스가 떠난 뒤 연 첫 공연이기도 했다. 그롤은 첫 곡 ‘Times Like These’를 부르던 중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삼키며 노래해 관객들을 글썽이게 했다. ‘My Hero’를 부를 땐 호킨스의 16세 아들 셰인이 아버지 못지 않은 열정으로 드럼을 연주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공연은 우정과 사랑으로 가득한 축제였다. 무대에 홀로 올라 ‘Everlong’을 부른 그롤은 "오늘 함께해 준 호킨스의 가족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사랑해, 테일러”라고 외치며 추모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테일러 호킨스 추모 콘서트'에서 푸 파이터스의 데이브 그롤이 감정에 복받쳐 잠시 노래를 중단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테일러 호킨스 추모 콘서트'에서 푸 파이터스의 데이브 그롤이 감정에 복받쳐 잠시 노래를 중단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호킨스는 그룹 너바나 출신 데이브 그롤이 1994년 결성한 푸 파이터스에 1997년 합류해 25년간 함께했다. 특유의 밝은 성격과 친화력, 열정적인 연주로 팬들은 물론 동료 음악가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3월 25일 콜롬비아 보고타 공연을 앞두고 현지 호텔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약물 과다 복용으로 추정된다.

고경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