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배터리 등 친환경 사업 추진
SK가 동남아 지역 친환경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잇따른 동남아 친환경 기업 인수에 이어 이번에는 말레이시아 1위 국영 에너지 기업과 손잡고 친환경 사업을 연말까지 발굴하기로 했다.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2050년)보다 앞당겨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행보다.
SK는 최근 SK머티리얼즈, SK에코플랜트, SK시그넷 등 3사와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의 자회사 젠타리가 친환경 분야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5일 전했다.
페트로나스는 1974년 설립된 말레이시아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으로 전 세계 50여 개국에 진출해 석유와 가스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정부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선언한 뒤, 친환경 사업을 위한 자회사 젠타리를 설립했다.
SK는 페트로나스의 글로벌 석유 가스 생산·유통 인프라와 함께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충전 분야 등의 역량을 모으면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은 "양사의 협력은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며 "기술과 사업 역량을 조화롭게 융합하고, 긴밀하게 협업해 미래 친환경 에너지 기술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SK머티리얼즈는 블루수소·암모니아 생산 및 이산화탄소 저장을 위한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사업을 추진하고, SK에코플랜트는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친환경 발전 및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사업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SK시그넷은 전기차 충전 솔루션과 배터리 서비스 사업(Baas) 검토에 들어간다. SK와 젠타리는 이런 공동 프로젝트를 연말까지 발굴·검토한 뒤 계획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은 SK의 전략적 해외 파트너십 요충지인 동남아 시장에서 단순 투자를 넘어 친환경 분야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 넷제로 조기 달성을 위한 최적의 사업지"
넷제로 조기 달성을 선언한 SK는 먼저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 톤)의 1%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시장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최적의 사업지로 꼽힌다.
이미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SK넥실리스가 첫 해외 공장으로 말레이시아를 확정, 6,500억 원을 투자해 연 4만4,000톤 생산 규모의 동박 공장을 건설 중이다. 베트남 태양광 전문 기업 '나미솔라'와 함께 현지 태양광 발전을 통해 확보한 탄소 배출권을 국내에서 거래하는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또 싱가포르 E-waste(전기·전자폐기물) 기업 테스를 인수했고, 말레이시아 최대 종합환경기업인 센바이로 지분 30%를 확보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친환경 사업을 시작하는 성장 단계여서 매우 다양한 사업을 벌일 수 있다"며 "계획대로 동남아 시장을 선점한다면 넷제로 조기 달성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