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LPGA 투어 데뷔한 12년차
2016년 텍사스 슛아웃 우승 이후 무관
'지옥 코스' 한화클래식 선전 자신감 되찾아
“제가 우승한지 좀 오래 됐죠? 올해는 정말 하고 싶네요.”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12년차 신지은(30·한화큐셀)은 오랫동안 우승에 목말라 있다. LPGA 유일한 우승이자 마지막 우승은 2016년 5월 텍사스 슛아웃 대회다. 당시 투어 데뷔 5년, 135개 대회 만에 이뤄낸 성과로 ‘불굴의 신데렐라’라고도 불렸다.
하지만 첫 승 이후 136개 대회째 다시 무관이다. 성적 스트레스와 2017년부터 찾아온 입스(샷을 하기 전에 불안함을 느끼는 증세)로 인해 위축됐지만 3년 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 한화클래식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막을 올리는 LPGA 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 출격하는 신지은은 출국 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제이드팰리스(한화클래식 대회 장소) 코스가 매우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았다”며 “덕분에 LPGA 대회에서 샷을 할 때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펼쳐진 한화클래식은 ‘지옥 코스’로 변모했다. 100㎜ 길이의 깊은 러프에 페어웨이는 개미허리만큼 좁았다. 그 결과 단 한 명도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지 못하고, 오버파 우승자가 나왔다. 신지은은 해외파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인 공동 6위로 선전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60.7%로 공동 4위, 평균 퍼팅은 26.5개로 단독 3위였다. 좁은 페어웨이에도 정확한 티샷을 했고, 퍼트도 정교했다는 의미다.
신지은은 “2016년 우승을 하고 2017년에 드라이버 입스가 왔다. 입스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도, 티샷을 하는 것도 굉장히 힘들어했다”며 “요즘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는데 한화클래식에서 드라이버를 똑바로 칠 수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확신을 줬다. 훨씬 기분좋게 다음 LPGA 대회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992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지은은 8세 때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연습장과 스포츠센터를 운영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클럽을 잡게 됐다. 재미로 시작했지만 골프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자 9세 때인 2001년 가족이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신지은은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만 13세에 2006년 미국여자주니어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했고, 15세에 2008년 US여자오픈 본선에 진출했다. 2010년 LPGA 2부 투어 격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1승을 거두고 상금랭킹 4위 자격으로 이듬해 LPGA 투어에 합류했다. 투어 등록명은 영어 이름 제니 신이다. 한국 국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한국말도 문제없다.
신지은은 “루키 시절에는 정말 골프에 모든 걸 걸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은 점점 신지은의 편이 아니었다. 그는 “오랜 투어 생활을 하다 보니까 방황도 좀 했었다”며 “목표 역시 흐릿해져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거의 습관처럼 그냥 ‘우승’이라고만 답했다”고 털어놨다.
이제 어느덧 LPGA 투어 10년차가 넘는 베테랑이 되고, 나이도 30대에 접어들며 한층 성숙해졌다. 신지은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목표가 다시 뚜렷해지고, 골프에도 오랜만에 ‘올인’하는 것 같다”며 “삶을 살면서 어떤 부분이 나한테 도움이 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많은 생각을 하고 연습을 열심히 해왔다”면서 “올해 목표는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구체적으로는 “실력만 볼 때는 작년보다 올해가 나은 것 같다. 페어웨이를 잘 유지하고, 퍼트도 좋아졌으니까 하반기에는 좋은 소식(우승)이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걸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