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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퇴직 후 범죄로 처벌받았어도 퇴직수당 환수는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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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퇴직 후 범죄로 처벌받았어도 퇴직수당 환수는 부당"

입력
2022.09.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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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공무원 상대 로비... 계약 25억 따내
알선수재 징역형... 지자체 "퇴직수당 박탈"
법원 "퇴직 후 벌인 범죄... 수당 박탈 위법"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공무원이 퇴직 후에 저지른 범죄로 징역형을 받았더라도 수당과 연금은 환수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주영)는 최근 전직 공무원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퇴직수당·연금 환수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2년 5월 지자체 공무원으로 재직할 당시 건설업체 B사 대표로부터 부회장 영입 제안을 받았다. A씨는 제안을 받아들여 같은 해 6월 명예 퇴직했다. A씨는 이후 B사 대표로부터 "알고 지낸 공무원들을 상대로 교량공사 특허공법 선정 및 관급자재 납품 등을 알선·청탁해달라"는 지시를 받았다.

A씨는 2012년 7월부터 2014년 4월까지 현직 공무원들을 상대로 금품을 건네는 등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 그는 청탁 대가로 급여 등을 포함해 3억1,000여만 원을 받았다.

검찰은 A씨의 불법 로비를 적발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2018년 10월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A씨가 몸담았던 지자체는 2021년 "재직 중에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며 퇴직수당과 연금을 합쳐 6,700여만 원을 환수했으며, 향후 수령하게 될 퇴직연금도 절반으로 감액했다. A씨가 공무원 신분으로 B사 대표 요청을 받아들여 청탁을 시작했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이에 "범죄는 공무원 퇴직 이후에 이뤄졌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씨가 퇴직 전에 B사 대표로부터 부회장 영입 제안을 승낙했지만, 수사기관에서 작성한 조서 등을 미뤄보더라도 그 당시에 구체적인 알선을 청탁받았거나 금품 제공을 약속받았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알선수재죄는 퇴직 후에 성립한 범죄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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