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집 떠날 계획 없다" 절반 넘어
명절 알바 시급 1.5배... "목돈 마련 짭짤"
“명절은 아르바이트생들한테도 ‘대목’입니다. 추석 때 어디 안 가고 용돈 벌 생각이에요.”
3년차 직장인 김모(29)씨는 올해 추석 연휴에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검표를 하는 단기 일용직 자리를 잡았다. 하루 8만 원짜리 아르바이트 덕분에 김씨는 연휴 나흘간 약 35만 원의 일당을 챙길 수 있다. 김씨는 8일 “연휴도 그리 길지 않고 차 밀리는 고속도로에 갇혀 있느니 추석 뒤에 부모님 집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절 기간 귀향해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보다 ‘단기 아르바이트’를 선호하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핵가족화로 전통적 명절 풍경이 사라지는 데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연휴에도 실속을 챙기려는 청년층 세태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추석 연휴 동안 1박 이상 일정의 고향 방문이나 여행 계획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집을 떠날 계획이 없다’는 답변이 60.0%에 달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선 단시간 근무로 짭짤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추석 대목 알바’가 대세다. 알바천국이 지난달 18~23일 성인 1,58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추석 연휴에 아르바이트 계획이 있다고 한 응답자의 42.0%가 ‘단기로 용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무직 상태로 이직을 준비 중인 오모씨는 “연휴에는 보통 시급을 1.5배 더 쳐준다”며 “부모님 용돈도 드리지 못해 눈치가 보이는데 알바비라도 벌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근 고금리ㆍ고물가로 갚아야 할 아파트 대출이자가 늘어난 양모(35)씨도 “다달이 상환하는 대출금이 30만 원이나 올랐다”면서 “명절은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각종 아르바이트 채용사이트와 자영업자들 역시 명절을 겨냥한 인력 섭외에 공들이고 있다. 알바몬 추석 채용관에는 연휴 시즌에 특화된 인기 업ㆍ직종 공고 2,000여 개가 올라와 있다. 서울 양천구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A씨는 명절 연휴 송편 작업을 할 아르바이트생 시급으로 최저임금보다 높은 1만2,000원을 제시했다. A씨는 “주문은 계속 들어오는데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최저임금대로 급여를 주면 지원자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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