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등장한 슐츠, 외부전문가 긴급 수혈
노조·인플레로 인한 타격 등 대응 과제 산적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유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랙스먼 내러시먼(55)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올해 4월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이 ‘구원투수’로 등판, 임시로 경영일선에 참여한 지 5개월 만이다. 위기 파고를 헤쳐 나가기 위해 체질 전환을 꾀할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는 가운데, 거세지는 노조 결성 움직임과 비용 수익성 개선이라는 어려운 과제도 떠안게 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영국 생활용품업체 레킷벤키저 회장 내러시먼을 차기 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내러시먼은 다음 달 1일 시애틀에 있는 본사로 합류한 뒤, 당분간 슐츠와 함께 일하면서 인수인계를 받게 된다. 이후 내년 4월 CEO로 취임한다.
슐츠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스타벅스 이사회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는 5년 전에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가 회사 경영이 악화하자 4월 임시 CEO로 돌아왔다. 슐츠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러시먼은 강력한 소비자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있어 많은 경험이 있고 전략적이면서 변화에 능한 리더”라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인도계 미국인인 내러시먼은 2012년부터 글로벌 음료기업 펩시에서 글로벌 최고사업책임자(CCO)를 비롯한 핵심 역할을 맡아 왔다. 2019년에는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레킷벤키저 회장으로 발탁돼 자리를 옮겼다. 이는 당시 레킷벤키저가 1999년 설립된 이후 외부 인사 영입 첫 사례로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취임 후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건강 및 위생제품 판매량을 올리고 미국 내 분유 대란 사태를 계기로 레킷벤키저 관련 제품 매출 증대를 견인하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내러시먼은 내년 정식 취임 후 스타벅스가 예고한 대변신을 본격적으로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스타벅스가 위기 타파를 위해 음료 제조법부터 매장 구조까지 모든 부분을 재검토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차기 CEO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물가상승(인플레이션)으로 재료비와 임금이 동시에 올라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해외 최대 시장인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봉쇄를 이어 간 것도 스타벅스 매출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노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미국 내 스타벅스에서는 노조 결성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재 미국 내 매장 230여 개 이상에서 노조가 설립된 상태다. 이와 함께 사측이 근무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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