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9.8%, 혼다 -37.7% 부진 속 이뤄낸 성장
현대·기아, 친환경차 판매 전년 동월 대비 79.3%↑
전기차 판매, 올 들어 8개월째 세 자릿수 성장
美 IRA 시행시 전기차 보조금 7500달러 못 받아
현대차그룹 "피해 최소화, 시장 주도 방안 고민"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미국에서 역대 8월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판매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친환경차 판매 호조 덕이 컸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보조금을 받지 못해, 큰 타격이 우려된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13만5,526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8월보다 17.7% 증가한 것으로, 올해 들어 월간 최다 판매량이자 역대 8월 기준으로도 최다 기록이다.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북미 모델. 현대차 제공
업체별로 살펴보면 현대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총 6만9,437대로 지난해 8월 대비 1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제네시스는 지난해 8월보다 2.6% 증가한 5,102대를 판매했다. 2020년 12월 이후 21개월 연속 성장을 기록했다. 기아는 지난달에 지난해 8월보다 22.4% 증가한 6만6,08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성장은 의미가 크다. 지난달 도요타(-9.8%), 혼다(-37.7%), 마쯔다(-6.7%), 스바루(1.5%) 등 일본의 경쟁 브랜드 대부분의 판매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평균 8.6% 감소한 상황에서 이뤄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8개월 연속 세 자릿수 성장…내년 IRA 해법 고민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 5' 북미 모델.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 성장의 주요 동력은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였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1만4,903대의 친환경차를 판매, 전년 동월 대비 79.3% 성장했다. 이 중 미국 내 보조금 지급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전기차는 103.9% 급증한 4,078대가 팔렸다. 올해 들어 8개월째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세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간 것이다. 하이브리드차(HEV)도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HEV, 스포티지 HEV 등의 인기로 1만807대가 판매되며, 72.4%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시행하는 IRA 때문에 친환경차 판매가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IRA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내년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 7,500달러(약 1,000만 원)를 미국 안에서 만든 차량에만 지급한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만 생산하는 현대차 '아이오닉 5'(3만9,950달러)는 테슬라 '모델3'(4만6,990달러), 포드 '머스탱 마하-e(4만3,895달러) 등보다 500~3,500달러가량 비싸질 전망이다.
미국 슈퍼볼 2022에서 공개된 기아의 EV6 광고. 이노션 제공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현재 대한민국 정부, 미국 정부 등과 보조금 관련 긴밀한 논의를 준비하고 있다"며 "판매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의 1∼8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한 96만6,684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50만4,806대로 10.1%, 기아는 46만1,878대로 8.1% 각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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