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
수출 두고 미중 갈등 재개
대만, 中드론 첫 격추까지
코스피, 코스닥 2%대 급락
1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1,355원을 넘어섰다. 이는 원홧값이 금융위기 후폭풍이 밀려오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단 의미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예고의 후폭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까지 국내 시장에 기름을 부은 결과다. 증시도 충격을 피해가지 못하면서 2% 넘게 급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3원 오른 1,354.9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4.4원 오른 1,342원에 개장해 점점 고점을 높이더니 장중 1,355.1원까지 치솟았다.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52.3원)도 하루 만에 갈아 치웠다.
증시도 무너졌다. 코스피는 2.28% 내린 2,415.61에 거래를 마쳤다. 6월 22일(-2.74%)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개인이 1조1,6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600억 원, 8,300억 원어치를 내다 팔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은 2.32% 하락한 788.32로 마감, 하루 만에 다시 800선을 내줬다.
동시다발적인 대내외 악재들에 우리 시장은 하루 종일 휘청댔다. 최근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예고가 불러일으킨 공포의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중 갈등까지 재차 수면 위로 드러났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미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AMD에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해당 반도체가 중국 군사용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꺾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18%, 2.94%씩 급락 마감했다.
우리나라 8월 무역적자가 94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66년 만에 최대치를 쓴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무역적자 규모가 지난달 95억 달러로 급증하며 원화 약세로 이어진 데다, 미중 갈등과 경기 침체 이슈까지 겹쳐 외환 및 주식시장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만이 관할 구역을 침범한 중국 드론을 처음으로 격추했다는 소식은 장 후반 증시 낙폭을 더 키웠다.
미중 갈등에 지정학적 우려까지 더해지며 아시아 증시도 줄줄이 흔들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53% 하락 마감했고, 홍콩 항셍 및 대만 자취안지수도 2% 가까운 약세를 보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