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선장·수리업자 고의로망가뜨려
내역서에는 낡아 파손된 것처럼 위장
해경이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선주와 선장, 기관수리업자가 고의로 망가뜨린 어선의 엔진을 살펴보고 있다. 울진해양경찰서 제공
수협에 든 어선보험에서 보험금 1,000만 원을 타내기 위해 선박의 엔진을 고의로 망가뜨린 선주와 선장, 전문수리업자 등 3명이 해양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울진해양경찰서는 고의로 어선 엔진을 망가뜨리고서 보험금을 가로채려 한 혐의(보험사기특별법 위반)로 연안 어선 선주 A씨와 선장 B씨, 기관수리업자 C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씨 등은 수협에 가입한 어선보험에서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항구에 정박 중인 9.77톤급 선박의 엔진을 고의로 고장냈다. A씨와 B씨는 엔진오일을 남김없이 빼낸 후 시동을 걸어 망가뜨렸고, 수리업자 C씨는 엔진이 낡아 파손된 것처럼 가짜 수리내역서를 작성했다. 엔진 고장에 따른 수리비 4,000여만 원 가운데 수협에서 지급하는 어선보험 금액은 약 1,000만 원이었다.
해경 조사 결과 이들은 엔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일부 비용을 보험금으로 충당하기 위해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씨 등은 수사 과정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해경이 6개월 간의 집중 수사로 노후 엔진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흔적을 발견해 관련 증거로 내밀자, 범행을 인정했다.
울진해경 관계자는 "유사한 보험사기가 관행으로 자리 잡았을 것으로 판단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울진=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